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최순실-박근혜-김기춘 작품
    2016년 12월 28일 01: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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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이 블랙리스트를 자신의 사업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인사를 배제하는 데 이용했고,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국가정보원 인적 정보도 동원돼 향후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작업을 사실상 주도했고, 실제 이 블랙리스트가 최 씨의 사업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인사를 배제하는 데 이용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27일 보도했다.

특검이 파악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메커니즘은 ‘최 씨→ 박 대통령→ 김 전 비서실장→ 정무수석비서관실’로 요약된다.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의 필요성을 주장하면 박 대통령은 김 전 비서실장에게 해당 구상을 실현하라고 지시해 정무수석실이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후 블랙리스트는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실무자 등에게 전달됐다.

특히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위한 정보 수집 과정에 국가정보원 인적 정보가 동원됐다는 단서를 잡고 관계자 소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만약 블랙리스트 작성에 국정원이 동원됐다면 사실상 ‘민간인 사찰’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정권 차원에서 국정원까지 동원해 문화예술계 인사 9400여 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에 대해선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최씨의 사업 이권을 위한 구상과 박근혜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인물들을 걸러내 좌편향으로 모는 ‘김기춘 식 공안통치’가 빚어낸 작품이 곧 블랙리스트라는 것이다.

최씨가 블랙리스트 작성을 작성한 것은 자신의 차명회사를 내세워 문체부가 문화예술단체에 기금 형식으로 지원하는 각종 예산과 이권을 따내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인사들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동아>는 “여기에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좌파로 규정지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속내가 덧붙여지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은 일사천리로 이뤄졌고, 명단에 포함된 인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최씨 주변 인물들은 검찰 수사와 특검 조사에서 “최 씨는 자신의 호불호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단체나 인물을 리스트에 포함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수사는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동아>는 전했다. 블랙리스트의 존재 및 성격을 밝히는 일 자체가 박 대통령이 언론 및 사상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헌법 위반 사안을 규명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특검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김 전 실장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국한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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