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전북도당,
정의당 심상정 대표 고발
카지노 허용법안 비판이 원인...정의당 내에서도 논란
    2016년 12월 21일 07: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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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중앙당이 현 국면에서의 야권공조 중요성을 거론하며 전북도당에 전북 군산 새만금지구 내국인 카지노 허용법안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사실상 철수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19일 국민의당 전북도당은 정의당 전북도당의 현수막 내용을 근거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와 오현숙 정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가 된 양당 전북도당 고발 사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새만금지구에 내국인 카지노 허용 법안인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지난 8월 17일 대표발의했다. 새만금사업 지역 내에 여행업, 관광숙박업 및 카지노업 등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 공동발의자로 국민의당 정동영·김광수·조배숙·유성엽·김종회·이용호 의원 등 전북 지역 국민의당 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렸고, 얼마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한 박지원 원내대표도 서명했다. 사실상 국민의당 당론이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공동발의자 명단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포함돼있다.

정의당 전북도당은 당초 새만금지구에 내국인 카지노를 가능하도록 하는 이 법안에 대해 “사행성 조장, 가정 파탄 등 엄청난 사회적 폐해를 일으키는 검증된 사회의 암덩어리”라며 반대했다. 이에 따라 정의당 전북도당은 국민의당과 이 당 소속 전북지역 의원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게재했다. 국민의당 전북도당은 정의당 측에 항의했다. 국민의당이 문제제기한 문구는 ‘탄핵은 머뭇머뭇, 카지노는 거침없이’다. 정동영 의원이나 김광수 의원은 ‘탄핵에 머뭇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정의당 전북도당 측은 국민의당 전북도당을 비롯해 정동영 의원 등 전북지역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도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 정의당 전북도당은 이를 수용하고 문제가 된 현수막을 하루만인 18일 철수했다.

정의당 전북도당이 국민의당 항의와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음에도 국민의당 전북도당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중앙선관위와 전주지검에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와 오현숙 정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고발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20일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의 이런 비이성적 대응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당이 우리당 심상정 대표와 도당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종로에서 빰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못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의당이 유독 야당들에게만 과도하게 날을 세우는 모습에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이 조기 탄핵을 지연시키면서 당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당한 비판에도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본격화됐다. 전북 군산을 중심으로 금강, 만경강, 동진강 하구를 둘러싼 갯벌을 간척해 농지를 공급한다는 것이 본래 취지였으나 10여년째 공업, 레저 등 다른 산업용지의 비중이 대폭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새만금 사업으로 바다 물길이 막히면서 갯벌이 썩고, 고기가 잡히지 않아 어민의 생존이 위협당하면서 지역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환경단체는 이 개발로 인해 방대한 영역의 갯벌과 해양 생태계가 파괴,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참여

사진=참여자치군사시민연대

야권공조는 진보의 가치보다 중요한가

문제는 국민의당이 심상정 상임대표 등을 고발하기 전 정의당 중앙당의 문제해결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권공조가 진보의 가치보다 우선하냐는 것이다.

정의당 전북도당 측의 얘기를 종합하면, 중앙당은 현 국면에서의 야권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당 지역도당의 활동은 후순위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더군다나 중앙당이 제동을 건 전북도당의 활동은 지역사회 문제를 넘어서 전체 사회 문제인 내국인 카지노 허용 법안에 대한 것이었고, 진보정당의 가치와도 전면으로 배치되는 법안을 비판하는 활동이었다.

전북도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의당 소속 한 의원이 “굳이 이 국면에서 이렇게(국민의당과 대립하는 것을 뜻함)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고, 국민의당 의원과 이와 관련해 대화하는 과정에서도 “(전북도당 현수막 문제를) 빨리 정리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오현숙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전북도당의 현수막에 문제를 제기를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중앙당은 전북도당에 ‘경위서’까지 내려 보냈다. 이 경위서는 ▲새만금카지노 관련 전북도당 입장 결정 과정 ▲위 현안에 대해 현수막 게시 결정 과정 ▲현수막 문구 결정 과정 ▲국민의당 법적 조치 상황 및 도당 대응계획 등으로 대부분 절차적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이는 전북도당의 현수막이 잘못됐다는 중앙당의 판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앞서 중앙당은 이른바 ‘메갈 논란’를 불러온 당 문예위 논평 사태 때도 절차적 문제를 따지며 논평을 철회시킨 바 있다.

도당 내에선 이러한 ‘경위서’를 포함해 중앙당의 이러한 대처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윤근 정의당 전북도당 대변인은 21일 <레디앙>과 통화에서 “지역도당이 지역사회에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 거라고 본다”며 “국민의당의 항의는 그렇다 쳐도 당내에서라도 그런 활동에 힘을 싣지는 못하고 ‘적절히 해결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 일부 도당 간부들도 불쾌하고 못마땅하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수이지만 국민의당과 야권공조 자체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고 전했다.

서윤근 대변인은 경위서에 대해서도 개인적 견해라고 전제하며 “경위서는 통상 잘못을 했을 때에 요청하는 것 아닌가. 도당 내부의 절차적 문제를 찾아내려고 하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중앙당에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야권공조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후 따져볼 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창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카지노 설치에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나, 우여곡절 끝에 탄핵소추가 된 현 시점에선 야권의 합리적인 경쟁과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윤근 대변인은 “현 국면에서의 야권공조와 내국인 카지노 허용 법안은 별개라고 본다”며 “박근혜 정부 문제라면 진보정당의 가치에 반하는 문제까지 덮고 가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국면에서 굳이 카지노 법안 문제를 제기해 야권공조를 흔드냐’는 일부 문제제기에 “왜 굳이 카지노 법안을 상임위에 올려놓고 심사 하느냐. 현 정국이 끝난 다음에도 논의해도 될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 지역 언론은 핵심 피의자로 거론되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허용 법안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언론은 김관영 의원이 안종범 전 수석, 즉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이 법안을 주도한 것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러한 논란이 일자 김관영 의원은 지난 19일 “새만금 복합리조트에 카지노를 수반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발의를 부탁했다는 말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만금 내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국토위는 21일 국회 본관 소회의실에서 국토부문 법안소위를 열고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보류키로 결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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