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에 대법원 대응 미온적
    "비망록에 법원의 청와대 협조 흔적"
    강문대 "김영한 비망록, 법정 증거 능력 있어"
        2016년 12월 21일 12: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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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문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은 21일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거론하며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이 비망록을 보면 법원이 (청와대에) 협조를 하는 듯한 내용들도 많이 기재되어 있다”고 말했다.

    민변의 박근혜정권 퇴진 및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백승헌) 소속인 강문대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사찰 폭로가 나온 이후 대법원이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그 외에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강 사무총장은 “(비망록에) 법원과 관련된 언급도 많이 나온다. ‘상고법원을 매개로 해서 법원을 길들여야 한다’ 이런 표현도 나오고, 특정 판사들을 지목해서 ‘징계위에 회부하거나 재임명에서 탈락하도록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이런 표현들도 많이 나온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대법원에서 우리 헌법 위반을 근거로 강력한 조치나 대응책들을 마련해 나가야 하는데 지금 그렇게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망록엔 “법원의 내부 정보를 청와대와 조율했거나 알려줬던 내용들, 상의했던 흔적들도 기재되어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사법부에 개입하고 압박한 것뿐 아니라, 법원 내부적으로 청와대와 정보를 공유하는 등 청와대에 협조했다는 뜻이다. 사실이라면 법원이 내린 각종 판결을 청와대가 좌우해왔다고 볼 수 있다.

    장경욱 고발

    비망록의 장경욱 변호사 고발 관련 메모(방송화면)

    앞서 민변은 비망록에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이 민변 소속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부당징계를 지시한 내용이 적시돼있는 점을 근거로 김기춘 전 실장을 직권남용죄와 무고죄 혐의로 박영수 특검에 20일 고발했다. 민변은 “단순히 우리 모임과 모임의 회원이 사찰과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는 차원의 문제제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심대하게 훼손했다는 점에 대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했다”며 김 전 실장을 고발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강 사무총장은 “비망록에 보면 민변에 관한 내용이 여러 차례 언급이 되어있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장경욱 변 철저 고발 건 조사 – 법무부 징계’ 이렇게 명시적으로 기재가 돼있고, 한 달 쯤 뒤에 그것을 챙기듯이 ‘민변 변호사 징계 추진 현황 보고’하라는 내용들이 기록이 돼있다”고 전했다.

    그는 “민변에 대해서 견제를 하겠다, 민변을 조종·통제하겠다고 하는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며 “단순히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건만이 아니라 민변 변호사에 대한 여러 가지 언급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곳곳에 기재되어 있다. 그런 내용을 보면 민변에 대한 통제를 하겠다는 주된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이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지 여부다. 김기춘 전 실장은 비망록 내용이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개인적 생각을 기록한 것일 뿐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모든 형사 사건에서 증거 능력을 가지려면 내용을 기재한 사람이 법정에 와서 내가 쓴 게 맞다고 진술을 해야 하지만 이 경우, 사망자가 쓴 노트라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 법에 그런 것에 대한 보충 규정 중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쓴 서면이라면 법원에서 증거로 할 수 있다’ 이렇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망록을 보면 단순히 개인적인 소회나 느낌을 적은 정도만이 아니고 업무와 관련된 아주 구체적인 내용들을 장기간 동안 기재가 돼있다”면서 “때문에 법정으로 가더라도 충분히 증명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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