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친박과 비박,
    비대위원장 두고 내전 중
    유승민 선출 여부, 분당과 봉합 기로
        2016년 12월 19일 11: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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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이번엔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친박과 비박이 대치하고 있다. 비박계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전권을 쥔 비대위원장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친박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친박’ 정우택, 유승민 비대위원장 인선 사실상 거부…“김무성과 협의하겠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SBS 라디오 ‘박지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비대위원장이 비교적 전권을 갖고 당을 쇄신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면서도 그 전제조건으로 “새로 온 비대위원장이 당을 아울러서 갈 수 있는 인사여야 좋겠다. 당의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비대위원장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친박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해 당 분열을 일으킨다면 한 때 탈당까지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정우택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비대위원장에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비박계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 원내대표는 “또 비주류에서 대표성을 갖는 인사 중엔 김무성 의원도 있지 않나. 그 분과 협의가 돼서 어떤 인사가 추천이 됐을 때 우리 의원들도 공감하는 인사일 경우에는 인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 좌장들의 2선 후퇴’ 공약과 관련해선 “제가 확답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지금 친박 쪽에서 해야 될 일은 친박 해체 선언, 소위 친박 실세라고 일컬어지는 몇 분들의 백의종군 내지는 2선 후퇴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 친박의 사적 모임인 혁신과 통합의 보수 연합의 해체다. 당선된 오후에 제가 이 세 가지 조건을 해결해달라고 이미 전달했고 (친박계 쪽에선) 아직 정식적인 의견은 오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비박’ 정병국, 요구 수용 안 되면 분당 시사…“공동비대위원장 일고의 가치 없어”

    친박과 비박이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2차전을 벌이는 가운데, 친박계에선 친박-비박 공동비대위원장을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런 과정에서 서로 타협을 해서 자신들의 정치 생명을 연장을 하겠다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공동 비대위원장이 될 것 같으면 이정현 체제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 당이 만들어낸 대통령을 탄핵까지 한 정당이고, 오늘날 대통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소위 친박, 진박 세력들이 상존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당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거 체제를 다 물러나라, 그래서 이정현 체제 물러나라고 했던 것 아니겠나. 그런데 또다시 포장을 해서 그분들이 당을 장악하면 과연 국민들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번 주 내로 (친박계의) 의견을 들어보고 저희들도 입장을 정리할 건데 기본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비대위원장 인선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친박계가 비박 단독 비대위원장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청산을 못한다고 하면 또 다른 청산의 방법을 저희들이 선택을 해야 한다”며 분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친박계가 자신들의 ‘2선 후퇴, 백의종군’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2선 후퇴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원내대표)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결국은 물타기다. 그렇게 해서 친박 진영이 ‘모든 걸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했던 멤버들이 이것을 수용을 안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일종의 분파주의로 몰고 가려고 하는 행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낀박’ 정진석, 친박은 2선 후퇴 “유승민에 당 개혁 전권 줘야”

    박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가 국회에서 가결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선거 체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서 김무성 또는 유승민 두 분 중에 한 분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정우택 원내대표가 친박계로 분류되니까 비대위원장은 비주류 쪽에서 인선해 당이 좀 균형을 잡고 새롭게 환골탈태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탄핵열차는 멈췄고 대선열차가 출발한다. 여기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들이 매우 부족하게 보인다”며 “(조기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저는 두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이 당 개혁에 전권을 줄 경우에만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것에 대해 “전권을 줘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느냐, 한 번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데 뭔들 못 주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강경 친박계를 겨냥해 “주류 인사들은 ‘제2의 친박연대면 어떠냐. 우리 당의 옥새만 쥐고 있으면 살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하는 모양인데,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라며 “그런 불임정당은 죽은 정당이 되는 것이고 정당으로서 기능을 못 하게 되는 것이고 그 분들의 미래도 없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 전 원내대표는 “주류 인사들은 2선으로 후퇴하고 비주류 쪽에서 당을 지휘하는 것이 온당하다”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역할을 했던 분들,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분들은 이제 뒤로 물러서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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