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력 피해자 전혀 고려없이
    정치공세 수단화 새누리당 보수언론
    [기자생각]누구를 위해 성폭력 사건을 공개해야 하는가
        2012년 08월 12일 12: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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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ㅁ’매체 여성기자가 지난달 5일 민주통합당 당직자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또한 자리에 함께 동석한 같은 매체 C기자도 이 여성기자에게 성추행을 가했다.

    피해 기자의 문제제기로 ‘ㅁ’매체는 사건 다음 날부터 회사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시작해 지난달 24일 진상조사 결과와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상담확인서를 민주당에 제출해 가해자의 엄청 저벌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31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A씨를 해임했다. 같은 혐의의 C기자에게도 5개월간의 정직 처분을 내렸다.

    명백한 범죄 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회사에 이를 통보했고, 회사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고 사건은 지난 달 이후로 종결 된 것이다.

    성추행 피해 기자를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

    그런데도 10일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이 성추행 피해자의 요청도 없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공개했다.

    신 대변인은 “민주당 주요 당직자가 택시 안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며 “해당 언론사와 민주당은 이를 숨기고 함구령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곧바로 민주당의 김현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당사자를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31일 인사위에서 해임 조치했다”며 “피해 당사자의 요구에 따라 해당 당직자를 해임했고, 피해 여기자가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피해자가 본인의 피해사실을 언론 공개를 요청하는 경우는 본인의 피해 사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외에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대한 정치공세를 위해 이를 활용한 것.

    <조선일보>는 사건에 대해 “언론노조기관지(미디어오늘), 민주당 간부 성추행 한달 쉬쉬”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으며, <데일리안>은 “민주당 성추행 숨긴 미디어오늘은 기관지?”라는 제목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누구를 위해 사건을 공개해야 하는 것인가

    필자로선 피해 기자가 사건의 공개화를 원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또한 민주당과 ‘ㅁ’매체의 조치에 동의하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매체 이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본인이 피해 기자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피해자의 요청없이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피해자로 하여금 2차 가해의 우려가 있음은 명백하다. 해당 매체 또한 2차 가해의 우려로 사건 공론화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보수 언론에서 사건을 숨겼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해당 매체가 기자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길인지 되물어야 한다.

    직장내 성폭력이 피해 여성을 가장 괴롭게 만드는 건, 사건이 1회적인 추행이나 희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건이 종결되고도 가해자의 끊임없는 가해사실의 부정, 가해자 동료로부터 받는 따돌림 등 끊임없이 2차 가해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기자라는 특성상 취재처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심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취재원들과 사건 발생 이전과 같은 원만한 관계나 취재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본인의 심리적 위축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성폭력과 관련된 문제를 이를 책임있게 해결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건을 공개하거나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의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회피해야 한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이 이 사건을 공개하고 언론이 해당 매체가 ‘ㅁ’ 매체라는 것을 밝히는 행위는 피해자의 상처 치유에 전혀 도움도 되지 않을 뿐더러, 일부 언론이 ‘ㅁ’매체가 사건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2차 가해에 해당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가해자가 새누리당 당직자였다면 ‘ㅁ’ 매체가 사건을 공개화하는 등 새누리당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렇다면 보수언론은 자사 여성 기자가 민주통합당이나 진보정당 당직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피해 기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개했을 것인가? 피해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어처구니 없는 발상일뿐더러 우리 사회에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조악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 뿐이다.

    성폭력 피해사실의 공개는 피해 당사자만의 권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개는 피해 당사자 외에는 그 누구도 공개할 권한은 없다. 자사 기자가 취재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면 적극적으로 가해자의 처벌과 피해 기자에 대해 상담, 치유 등 할 수 있는 조치의 모든 것을 할 의무는 있겠지만 말이다.

    누구라도 이 사건을 두고 ‘ㅁ’매체와 민주통합당이 사건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비난한다면 그들은 그들 자신이 사건 피해자의 2차, 3차 가해자라는 것을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이다.

    더이상 이번 성추행 사건이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 언론의 정치공세로 이용당하지 않길 바란다. 그 어떤 당이나 언론을 위해서가 아니다. 어디서건 발생해선 안되는 일에 상처 입은 피해 당사자를 위해서인 것이다. 부디, 더이상 이런 저열한 보도 행태를 보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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