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 감찰과 관련해 기밀누설 의혹을 제기한 MBC가 감청, 도청, 감찰 등과 같은 적법하지 않은 취재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수 전 감찰관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서 “MBC의 (이 전 감찰관과) 조선일보가 나눈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는 보도에 대해 할 얘기가 있느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통화한 내용 일부가 MBC에 어떻게 입수됐는지 모르지만 그 경위는 적법한 절차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감청, 도청, 사찰로 봐도 되겠나”라고 되묻자 이 전 감찰관은 “적어도 적법한 방법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 범주(감청, 도청, 사찰 등 불법적인 방법)라고 봐도 되는 건가”라고 박 의원이 재차 묻자 이 전 감찰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이 전 감찰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아들의 병역특혜와 가족기업 정강 횡령 건에 관한 감찰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MBC는 이 전 감찰관이 기밀에 해당하는 감찰 내용을 조선일보에 누설했다고 보도했고 청와대를 이를 국기문란행위라고 즉각 반발하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관한 감찰을 중단시켰다. 이 사건으로 결국 이 전 감찰관은 직에서 물러났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친인척 비리를 막겠다며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설치한 대통령 직속기구다.

한편 이 전 감찰관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내사와 관련해서도 “금년 4~5월경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첩보 보고가 있어서 내용을 검토했다”며 “기업들로부터 몇백억씩 모금해서 재단을 두 개 만들었는데 비슷한 형태로 돼 있고 모금 과정에 청와대 안종범 수석이 관여돼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당시 첩보를 듣고 든 생각은 재벌기업이 자발적으로 (돈을) 낸 건 아닌 거 같았다는 것이고, 안종범 수석의 영달과 노후를 위해 만든 것도 절대 아닌 것이라고 봤다”며 “재단은 한번 만들면 없애는 게 어려운데 정권이 2년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