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영,
국조 청문회에서 '재벌 구하기' 앞장
    2016년 12월 07일 08:28 오전

Print Friendly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6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개최한 1차 청문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출연에 따른 대가성 의혹을 받고 있는 9개 재벌대기업 총수들에게 수차례 변명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비호하고 심지어 이들의 민원을 청취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후 청문회가 속개하자마자 일부 총수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귀가 조치를 요구하고, 재벌대기업을 비판하는 참고인의 당적을 따지며 본질을 흐리는 등의 시도를 해 청문회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국정농단 국조특위 1차 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 가까이 진행됐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검색어엔 하루 종일 청문회 참석 총수들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그만큼 재벌대기업 총수에 대한 청문회의 핵심과제로 꼽힌 ‘정경유착’의 적폐를 도려내는 데에 국민적 염원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완영 의원이 ‘재벌 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완영, 총수들 이른 귀가시키기에 ‘총력’
현대차그룹이 전달한 요청서까지 낭독

이 의원은 오전 질의가 끝나고 잠시 정회한 후 오후 질의가 속개하자마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세 분이 고령과 병력으로 인해 오래 계시기 매우 힘들다는 의견서를 사전에 제출해왔다”며 “지금 앉아 계신 모습을 볼 때 매우 걱정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후 첫 질의에서 세 분 회장, 증인에게 먼저 질문해서 답변을 받고 난 후에 일찍 보내드렸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후 더 논의를 해보자고 답을 드렸었다”면서 “제 소견으로는 건강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 논의는 이르다고 판단된다”고 일축했다.

오후 질의에서도 이완영 의원의 재벌에 대한 ‘구애’는 계속됐다. 그는 “우리 모두가 건강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 위원회 위원들은 이 점을 헤아려 고령과 병력으로 고통 겪고 있는 증인들에 대한 배려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재벌 총수의 이른 귀가를 재촉했다.

심지어 오후 청문회 도중에 “정몽구 회장이 장시간 청문회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수술과 고령으로 인해 많이 쇠약한 상태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성실하게 답변하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나 잠시 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도록 해달라”며 현대차 그룹이 전달한 문서를 읽어 내리기도 했다.

질의 때마다 총수들에 해명 기회 제공…“대가성 없다”는 주장에 더 추궁 안 해

자신의 소중한 질의 기회를 선뜻 총수 회장들에게 해명의 시간으로 제공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전경련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물었고, 총수들은 입을 모아 “대가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추궁은 없었다. 사실상 전경련과 총수들에게 정경유착 의혹에 대해 부인할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 전경련에서 대북 비료 보내기에 80억 원, 그 외에 이명박 정부, 노무현 정부 거슬러 올라가면 전두환 정부, 각 정부마다 대기업에 공익재단 설립이라는 명문으로 기업 출연을 요구해왔다”며 “대북 비료 보내기와 미르·K스포츠와 차이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배경이 ‘선의’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는 한편, 어느 정부에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타기에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늦은 저녁 질의에서도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나온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 “GS 그룹에서 기부한 것이 기꺼이 자발적으로 한 건가, 대가성이나 세무조사 회피하기 위해서 하셨나”라고 물었고 허창수 회장이 “다른 그룹에서 내는 것을 보고…”라고 말끝을 흐리자 “기꺼이, 다른 그룹에서도 하니까? 네네”라고 질문을 마쳤다. 이 또한 총수에게 해명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완영, 삼성 비판한 주진형에 어설픈 ‘저격수’ 자청하다 되레 무안만…
“나가세요 나가!” 억지 남발

그는 주진형 한화증권 전 대표를 두 차례 저격하기도 했다. 주 전 대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유일하게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 삼성과 한화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하며 이러한 재벌 대기업의 행태를 “조직폭력배”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이 의원은 “(한화증권 대표) 임기를 다 채우고 그만두셨다고 했는데 삼성 합병과 관련해서 (부정적 보고서를 내서) 연임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주 전 대표는 “그 질문은 국정농단 의혹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답변을 못하면 못하겠다고 하시라. 나가세요. 참고인 나가세요. 퇴장시켜요”라고 돌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주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신청한 야당들은 강하게 항의하고 이 의원은 연달아 “나가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청문회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주 전 대표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한 점을 두고 당적을 따져 묻기도 했다. 주 전 대표가 민주당 편에 서서 대기업 총수에게 정치적 공세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으로 해석된다.

청문회 하라니까 지역구 챙기기 “삼성전자 구미로 왔으면”
이완영의 끝 모르는 재벌사랑 “규제완화도 해드리겠습니다”

이완영 의원의 재벌사랑은 청문회 산회 전 마지막 발언에서 종지부를 찍었다.

이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님 지금 구미에 삼성전자가 참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가 베트남으로 나갔다. 베트남에 간 거 3분의 1만 구미에 오든, 한국으로 오면 좋겠다”며 “내년부터는 외국투자보단 국내투자를 확실하게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도 “국내 투자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이런 말씀 주셔서 어느 분보다 고맙다”며 “계속 그런 기조 하에서 우리 서비스 산업의 경우 더욱더 일자리 많다고 한다. 국내 투자를 더 늘리고 청년 일자리, 청년에 희망 줄 수 있는 각오를 밝혀달라”고 했다.

신 회장은 “우리는 많이 투자하고 싶은 부분이 있지만 특히 마트나 슈퍼나 쇼핑센터 규제 때문에 투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규제완화 해주면 좀 더 좋은 일자리를 젊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의원은 “규제완화 (필요한 부분을) 저희들에게 주십쇼. 국회나 정부가 앞서서 규제완화를 해드리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