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SK LG 총수들,
    정경유착 고리 전경련 탈퇴 밝혀
    대가성 기금 출연에는 "모른다" "기억 없다" 발뺌
        2016년 12월 06일 06: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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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전경련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박근혜 게이트’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정경유착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6일 1차 청문회 오후 질의에선 전경련 해체의 필요성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재벌-전경련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의 재벌총수들(위)과 전경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경련 활동도 안하겠다고 했고, 회비도 내지 않는다고 한다면 내용적으로 전경련 탈퇴한다는 것인가. 전경련 탈퇴하고 해체 약속한 건가”라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제 입장에서 전경련 해체의 말을 꺼낼 자격은 없다. 저희는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전경련에 내는 1년 회비가 3,40억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 정도면 한 기업이 청년들 100명 정도 받을 수 있는 규모”라며 “전경련 탈퇴 생각 없나”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의사는 자연히 있다”고 답했다.

    국내 5대기업이 전경련에 매년 납부하는 회비는 약 200억 원에 달한다.

    이어 안 의원은 청문회에 참석한 9명의 총수들에게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한동안 아무도 손을 들지 않다가 신동빈, 구본무, 김승연, 정몽구, 조양호 회장만 나중에 손을 들었다.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 재단처럼 재단으로 운영하고 각 기업 간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 그게 제 의견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하태경 의원의 거듭되는 전경련 탈퇴 종용에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도 결국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고 답했다.

    재벌 총수들, 연루 의혹에 일제히 “기억에 없다” “모른다”

    재벌 총수들은 대가성 여부, 기업 내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출연 주동자 등에 관한 오후 질의에서도 여전히 “기억에 없다” “보고 받지 못했다” “몰랐다”거나 “추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례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

    안민석 의원은 “실무선에서 정유라에게 말 사주고 최순실에게 돈 대는 걸 총괄했다. 장충기 미래전략실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 과정을 보고를 안했나”라며 묻자 이재용 부회장은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300억이 껌값인가. 이 부정한 돈이 건네지는데 장충기 사장이 부회장한테 보고를 안했다? 그렇다면 (장충기 사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 아닌가. 사실 (장충기 사장으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일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미 보고를 받았으니 (장충기 사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추궁하자, 이 부회장은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적절치 않은 방법으로 지원된 것 같다”면서 책임 추궁에 대해선 “지금 검찰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이 청문회는 검찰 조사 중인 것도 답변하게 돼있다. 불리하면 동문서답하고 검찰 조사 핑계를 대나”라며 “그렇게 국민 조롱하는 발언 하면 안 된다. 장충기 사장한테 보고를 받지 않았다면 당장 해고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압박했고,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가 끝나면 저를 포함해서 조직 내 누구든지 적절한 조치 취하겠다”며 이 부회장이 물러날 의사도 있느냐는 질문엔 “제 책임이 있다면 그러겠다”고 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75억 지원요청을 받았느냐’는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의 물음에 “없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공소장을 직접 본 적도 없고 어떻게 써 있는지 잘 모른다”며 “(K스포츠에 대한 70억 추가 출연에 대해서도) 사전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 독대 전후에 프레이그라운드 등에 현대기아차 광고를 줄 것을 요청 받았는지를 묻는 이 의원의 질문에 “광고에 대해선 내가 직접적인 관련도 없었고 그런 기억이 안 난다”며 “회사 규모가 워낙 크니까 내용을 잘 모른다.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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