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법외노조화,
    탄압에도 또 김기춘 개입
    김영한 전 수석 비망록에서 드러나
        2016년 12월 05일 07: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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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화 과정에 적극 개입하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언론보도, 통진당 헌재 판결, 대법원 인사 개입 등에 이어 전교조 탄압과정 등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곳곳에 그의 개입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전교조가 5일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 전교조 관련 부분의 비망록 일부 내용을 보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전교조 위원장 선거부터 법외노조 관련 법원의 판결, 사후조치 등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해당 비망록은 김영환 전 민정수석이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기록한 것이다.

    비망록

    김영한 수석의 수첩 한 페이지 캡처

    이 비망록을 보면 2014년 6월 15일부터 그해 12월 1일까지 전교조 관련 기록은 모두 42일에 거쳐 나온다. 4일에 한 번 꼴로 전교조와 관련된 논의를 한 셈이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전교조를 ‘2대 과제’ 중 하나 언급하며 공격의 대상으로 봤다는 것이다. 6월 20일 1심 판결 직후 청와대의 전교조 대응에 관한 논의에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長(장)’이라는 표시를 하고 ‘전교조 생존문제로 경시할 수 없어’라는 말을 받아 적었다. 長은 ILO 등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한 대응도 주문했다. ‘長’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교조와 함께 거론된 2대 과제는 민주노총과 옛 민주노동당이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청와대는 전교조 법외노조 재판 전과 사후 조치까지 챙기며 치밀하게 탄압을 자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領(령)’은 2014년 7월 17일 국정현안 4개를 지시하며 그 첫 번째로 전교조 위원장 선거를 언급했다. 그해 12월 5일 변성호 위원장이 당선되자 다음해인 1월 13일 고용노동부는 전교조 대표자 변경 신고 반려 공문을 보내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교조 관련 법외노조 재판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전교조가 제기한 교원노조법 2조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합헌이 나오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9월 19일 서울고법이 법외노조 통보 처분 효력정지 결정을 내리고, 전교조가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한 한 위헌법률신판제청을 하자 바로 다음 날인 20일 회의에서 ‘長’은 ‘즉시항고 인용’, ‘헌재결정-합헌’을 지시한다. 헌재는 결국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같은 해 8월 9일에는 ‘전교조 위원장 김정훈-교직박탈’이란 문구가 등장하고, 9월 4일엔 ‘전교조 원칙대로 처리-뚜벅뚜벅 조용히’란 기록도 나온다. 9월 4일은 교육부가 미복귀 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통해 대대적인 징계에 나서기로 한 날이다.

    국정 역사교과서에 관한 지시도 있었다. 8월 27일엔 長이라는 글씨와 함께 ‘국정·검인정 역사교과서 관련-boom 일으킨 이후 여론조사’의 문구가 등장한다. 9월 19일에 ‘전교조 국사교과서 관련 조직적 움직임에 모든 역량 결집하여 대응-다각적 방안 마련’이라는 지시가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보수적인 학부모단체와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을 발표자와 토론자만 참석한 역사교과서 토론회를 그해 9월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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