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량 위기, '강 건너 불' 절대 아니다
    [농촌과 농민] 한국은 소가 굶어야 식량 위기 안다
        2012년 08월 10일 05: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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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 나오는 국제 곡물가격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2007~2008년보다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 현상이 최소 10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은 이런 식량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쌀의 자급률이 100%이기에 국제 곡물가격에 의해 국내 쌀 가격이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6.7%(쌀을 제외하면 3.7%)에 불과하다. 쌀을 제외한 모든 식량(옥수수, 콩, 밀 등)은 97% 이상 수입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의 주식은 쌀이기에 밀과 콩 값의 국제가격이 올라도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 밀값이 오르면 짜장면값이 오르는 정도이다. 이 현상은 2007~2008년 국제 식량가격 폭등 때 한국에서 나타났다. 즉 밀과 콩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으로 나타났지만 소비자의 식탁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축산농가이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이 낮은 이유가 바로 식량의 60%를 소비하는 가축사료의 자급률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가축사료용 대두(콩), 옥수수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원재료의 가격이 상승하면 사료가격도 당연히 올라 축산농가의 경영에 어려움을 준다.

    실제로 2007~2008년(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밀과 쌀의 생산 시기가 가을이라 2007년에 생산된 쌀이 2008년에 소비되기 때문에 농업에서는 양곡년도를 사용한다. 즉 양곡년도2008이라고 쓰면 2007년에 생산된 쌀을 소비하는 시점까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국제 곡물가격 폭등에 따라 국내 사료가격도 급등해 축산농가가 경영 압박을 받았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의 자금 1조원을 무이자로 축산농가에게 사료지원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국제적인 식량 위기에 대해 둔감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판단할 수는 없다.

    한국과 가장 비슷한 농업형태를 갖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지리적, 기후적 특성이 같은 일본도 식량자급률은 낮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대전 이후 쌀값 폭등이라는 위기를 겪고 식량자급률을 법으로 정해 놓고 식량자급률을 올리고 있다.

    한국 농식품부의 식량자급률 제고 정책은 해외 농업개발에 있다. 국내에서의 안정된 생산보다는 해외에서 농장을 만들어 국내에 들어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고정화돼야 한다. 첫째는 농지이다. 매년 감소되는 농지를 본다면 한국의 식량위기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본다. 둘째는 농사를 짓는 농민이다.

    한국정부는 2007년 12월 곡물자급률 등 주요 목표치를 설정한 이후 아직까지 목표치 달성을 위한 세부적인 방안의 검토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농지전용 규제 완화, 농업진흥지역 전용시 대체농지조성 의무 면제, 새만금 농지 비율 축소 등을 추진하면서 해외농업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식량위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체감이 적어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 심각한 쌀파동을 겪으면서 자급률 상승을 법제화했다.

    식량자급률은 식량주권으로 표현되며 국가에서 국민에게 책임져야 할 아주 중요한 과제이다. 모든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할 의무가 국가에 있다.

    이를 위해 농지를 보호하고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소득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농업분야 보조금은 한국인의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적 합의를 통해 농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 밥값 걱정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길이다.

    세계 최대 쌀생산 국가였던 필리핀에서 4년전 쌀값으로 인한 폭동이 일어나고 중국은 이제 농산물 순수입 국가로 전환됐으며 러시아, 호주, 태국 등은 식량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식량위기는 소가 굶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밥상에 밥이 없을 때 생기는 것을 말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도 아이티처럼 진흙쿠키를 먹어야 될지도 모른다.

    필자소개
    농업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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