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꺼지지 않는 횃불 된 촛불
    6차 박근혜 퇴진의 날 230만 참여
    "박근혜 즉각 퇴진, 즉각 탄핵" "새누리당 해체"
        2016년 12월 04일 08: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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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요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당장 내려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롭게 내려오는 것을 원치 않으며 역사상 가장 부끄럽게 모멸감을 느끼며 내려오길 바란다. 그리고 담화문 하나에 입장을 바꾸는 친박, 비박은 제발 정치적 계산 말고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하길 바란다” (평택에서 온 고등학생 김별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촛불은 횃불이 됐다.

    3일 오후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촛불대회엔 전국 232만 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사상 최대 규모다. 서울에만 170만 명이 운집했고 부산, 광주, 대구 등 지역에는 53만명이 모였다. 지난주 보다 40만 명 가까이 더 늘어난 수치다. 200만 여명의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즉각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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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앞 촛불들의 모습(사진=유하라)

    이날은 사상 최초로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이 허용된 날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오후 9시가 넘은 시각까지 청와대 인근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쳤다. 광화문광장 만큼이나 청운동사무소까지 가는 도로는 촛불 인파로 북적였다.

    행진로 곳곳에 설치된 자유발언대에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민심을 왜곡하고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스스로 정하는 것에 대한 분노의 발언이 터져 나왔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몇몇 청년들은 박 대통령을 두고 “금수만도 못하다”, “멱살을 잡고 끌어내려야 한다” 등의 거친 말도 쏟아졌고,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든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평화시위는 끝까지 유지됐지만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6주째 인내해온 시민들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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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사진은 곽노충

    ‘4월 퇴진·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하고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한 새누리당의 여론 분열 시도가 실패한 셈이다. 오히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문이 국민을 기만한 것이고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은 해체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2만 여명의 시민들은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새누리당 해체” “즉각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었다. 참가 시민들은 당사 건물 외벽에 걸린 현수막을 향해 계랸을 던지고 대형 새누리당 깃발을 찢는 등 박 대통령의 ‘명예퇴진’을 주장하는 새누리당을 강하게 규탄했다.

    국회에 퇴진 시점을 정하라는 3차 담화로 흔들리는 야당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본대회 시작 전 광화문 광장에 부스를 차린 국민의당은 시민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일 탄핵소추안 처리를 막는 등 3차 담화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것도 항의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다시 야당에게 분명하게 명령한다. 야당은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과 부역자 청산에 흔들림 없이 나서야 한다. 저들의 질서 있는 복귀 시도를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그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광장의 시민들이 잡고 있어야 한다”며 “광화문광장의, 전국의 국민들이 더욱 강력하게 즉각 퇴진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은 정치적 이해에도 흔들리는 국회를 광장의 민심이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운동 행진에 선두에는 세월호 피해가족들이 있었다. 본대회 구호도 ‘박근혜 즉각 퇴진’과 함께 ‘7시간을 밝혀라’ 등 세월호와 관련된 구호가 주를 이뤘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감춰진 7시간에 대한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박근혜 게이트’의 최대 쟁점은 세월호가 된 상황이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조은화 학생, 어머니 이금희 씨는 “지금도 2014년 4월 16일을 살고 있다”면서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에게 가족을 만나는 것이고, 유가족에겐 진상규명으로 가는 증거물이고, 생존자에겐 아픔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며, 국민들에겐 안전한세상 만들 수 있는 길이다. 인양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국민이 국가에 보호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다 있다.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세계장애인의 날은 맞아 무대에 오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모든 국민은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그것은 국가의 책임이다”며 “그러나 송파 세모녀 죽음 전에도, 후에도 대한민국엔 복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박근혜는 그 책무를 다하지 못했고, 재벌과 새누리당은 더러운 탐욕만 채웠다. 박근혜는 퇴진하고 새누리당은 해체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는 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KBS노조도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정부 동안 공영방송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장은 “언론이,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했다면 최순실 일가가 어떻게 국정농단을 할 수 있었겠다. 그리고 박근혜 같은 사람이 어떻게 청와대에 앉아있을 수 있겠나”라며 “KBS 내 박근혜 체제 도려낼 수 있도록, 권력의 똥개가 아닌 국민의 충견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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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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