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경제학,
어떻게 현실을 은폐하나
[책소개]「1%를 위한 나쁜 경제학」(존 F. 윅스/이숲)
    2016년 12월 03일 0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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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 봉사하는 ‘나쁜 경제학’은 이제 그만!

영국 런던 대학 교수이자 다양한 국가, 국제기관에서 일했던 저자가 지적하는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과 새로운 경제학의 가능성을 제시한 책이다.

자유 시장, 수요 공급, 국가 부채, 세계화, 노동, 복지, 교육, 경쟁, 선택 등 주요 주제에 관한 주류 경제학의 이론과 주장이 내포한 허구를 실증적으로 파헤치고, 사회 1% 부자들에게 봉사하는 경제학은 지금까지 어떻게 99%의 대중을 불행하게 했는지, 99%를 위한 경제정책은 앞으로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임계점을 넘어버린 소득격차와 양극화, 점점 더 심화하는 계급 간 갈등과 대립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모두 새겨야 할 효과적인 제안과 풍부한 자료가 담겨 있다.

경제학

 

1%를 위하는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들다

인간의 다양한 사회활동 중에서 경제만큼 문제적인 분야도 없다. 언제부터인가 과잉 성장한 경제 분야는 이제 정치와 도덕뿐 아니라 각자의 일상 전반을 지배하고, ‘경제적 필요’라는 구실 앞에서는 어떤 고결한 가치도 목소리를 낮춰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게다가 경제는 경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선입견이 시민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해서 돌이킬 수 없는 양극화와 금융 위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점점 더 부유해지는 1%가 점점 더 가난해지는 99%를 수탈하는 사회에서도 대중은 여전히 이 파국을 불러온 주류 경제학의 왜곡된 주장과 부정확한 이론을 신뢰하고, 스스로 예속을 강화한다. 게다가 부유한 1%에 봉사하는 주류 경제학 이론에 맞선 주장을 펼치면, 예속된 99%는 오히려 이 새로운 가능성을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면서 지배계급의 논리에 동조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미국 출신으로 영국의 런던 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했고, 전 세계 여러 나라 정부와 국제기관에서 일했던 저자는 다양한 경제 이론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 실상은 어떤지, 나라마다 다른 경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을 관찰한 경험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1%가 지배하는 세상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던 주류 경제학의 오류들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주류 경제학 이론들에 대한 실증적 비판

저자는 부자들에게 종속되어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예속을 강화하는 이 이상한 논리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소위 ‘주류 경제학’이 내세운 대표적인 이론들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특히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다양한 출처의 정보와 자료, 도표와 기사는 여태껏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 학교에서 가르치고 일반인도 상식처럼 알고 있던 주류 경제학의 대표 이론들이 얼마나 부정확한 가정과 허술한 예측과 이해관계에 따른 선별적 사실들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배 계급의 체제 유지를 우선으로 전제하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마치 시민이 누리는 자유의 관건이라도 되는 듯이 신화화한 자유 시장 이념과 그 숭배가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으며, 그들이 찬양하는 경쟁의 논리가 얼마나 조작적인 것인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자유롭게 가격이 결정된다는 ‘수요 공급’의 원칙이 얼마나 근거 없는 전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자유 시장을 작동시킨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속임수인지 적나라하게 그 실상을 파헤친다.

또한, 인간을 ‘개인’이나 ‘시민’이 아니라 ‘소비자’로 전락시키면서 교활하게도 99%의 대중에게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신화를 안겨준 1%의 상업주의가 얼마나 치밀하게 대중을 수탈하는지도 살펴본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사회 양극화의 선두에 섰던 신자유주의자들의 근거 없는 조작들, 예를 들어 우파 정부가 복지 지출을 줄이고자 만들어낸 구실이나 공공 부채에 관한 속임수들, 인플레이션을 구실로 국민을 겁박하는 행태 등을 실제 자료와 통계를 통해 여지없이 비판한다.

99%를 위한 경제학은 어떤 대안인가?

저자가 ‘가짜 경제학’이라고 부르는 오늘날 주류 경제학은 부유층과 권력층을 충실히 섬긴다. 그들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고 그런다기보다는 주류 경제학의 이론 자체가 반사회적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경제학이 전파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약육강식의 정글이고, 상위 1%의 사냥개가 나머지 99%의 잡종견을 제압한다. 주류 경제학의 일반화는 자원이 완전히 활용되고 있다는 일반화, 즉 ‘희소성’의 전제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한 사람이 고소득을 누린다면 다른 누군가는 소득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의 문제’를 ‘사람들이 무한한 필요를 희소한 자원으로 충족하려는 시도’로 정의하는 주류 경제학에는 간단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나눠 가질 것은 한정되어 있으니, 남이 가져가기 전에 어서 먼저 차지하라.”

그러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자원을 독점한 1%를 위한 경제학은 99%의 희생을 전제한 나쁜 경제학이다. 규제 없는 자유 시장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심화하고, 심화한 불평등은 필연적으로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의 유착을 낳고, 그 결과 인구의 절대 다수가 불행해진다. 자유 시장은 다수의 이익을 위한 사회가 기능하지 못하게 방해해서 반사회적 독재체제를 구축한다.

정치인들은 그들이 시행할 경제 정책들에 관해 ‘시장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 이제 어느 국가보다도 권력이 강해진 금융 자본가들은 유권자와 정치인이 어떤 선택을 하기는커녕 고려하는 단계에서 이미 그것을 제한할 강력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99%의 시민은 과거 군주제의 신권정치 시절 이래 지금처럼 이해할 수 없는 1% 권력의 독재에 신음한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을 바로잡는 데 대단한 혁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괴물들이 사람들을 경쟁의 투기장으로 몰아넣고 인간성을 말살하기 이전에 이미 알려졌던 원리와 실천 방법들을 적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공공부문은 시행이 어려워졌거나 덜 필요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책임을 저버렸기에 폐기한 정책들을 복원하면 된다. 경제 체제가 소수의 부자가 아니라 다수를 위해 작동하는 사회에서 공공부문은 누구도 빈곤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정책들을 고안하고 시행해야 한다.

저자는 결론 부분에서 케인스의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인용하며 이 책을 끝맺는다.

“부의 축적이 사회적으로 더는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오면, 도덕관념이 크게 변할 것이다. 사람들은 돈을 밝히는 성향의 실체를 파악할 것이다. 그것은 몸서리치며 정신의학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범죄적이고 병적인 성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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