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교과서 핵심 문제점
    "독재 미화, 재벌 옹호 등"
    박정희 분량 대폭 증가...“집권 기간 길어서” vs “조선왕조는 500년"
        2016년 11월 29일 11: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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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공개한 역사 국정교과서 검토본에 대한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독재자들에 대한 미화와 과장 서술, 재벌에 대한 옹호 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진오 교수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역사학자들이 국정교과서를 계속 분석을 하고 있는데, 사실관계 오류 외에도 여러 가지 편향된 서술들이 쏟아져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편향된 서술 등이 고쳐진다면 국정교과서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엔 “기본적으로 국정교과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단순히 내용만의 문제가 아니고 역사 서술을 정부가 독점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일일이 뭐가 잘못됐고 이런 건 고쳐야 된다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교과서

    25일 정부서울청사 앞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이준식 교육부 장관 퇴진! 서명 전달’기자회견(사진=전교조)

    박정희 정부 분량 대폭 증가
    “집권 기간 길잖나” “조선왕조는 500년, 상식적이지 못한 해명”

    국정 역사교과서 현대사는 전체적인 분량은 축소된 반면 박정희 정부과 관련한 서술은 기존 검정교과서와 비교해 2배 가량 늘었다. 8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총 11개의 소주제 가운데 7개 주제에서 긍정적 평가가 이뤄졌다. 안보 위기 속에서 경제개발을 이룩했다는 점을 강조했고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는 별도의 소주제 다뤄 긍정 평가를 내놨다.

    이에 대해 현대사 집필진 중 한 명인 뉴라이트 계열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상당히 긴 기간 아닌가. 한 20년이 되고, 또 상당히 역동적인 시기였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때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설명해야 될까 그런 부분을 고심했지, 어떤 특정인에 대한 미화나 그런 찬양해야 된다, 그런 거는 집필진 어느 누구도 그런 생각한 적 없다”고 말했다.

    박정희 정부에 대해 ‘독재’라는 쉬운 표현 대신 ‘권위주의 정치체제’라고 한 것에 대해 반민주성에 대한 ‘물타기’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선 “독재라는 것은 정치학적으로,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개인 독재부터 전체 독재까지) 다양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유신체제에 대한 비판 축소 논란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수십년을 다루다 보니까 굉장히 분량이 많은데 전체적인 분량이 줄어 굉장히 압축적으로 쓰다보니 그런(유신체제) 부분의 규모도 줄어들었지 의도적으로 ‘유신은 기술하지 말자’, 절대로 그런 건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주진오 교수는 박정희 정부 집권 기간이 길어서 분량이 늘었다는 유 교수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얼마나 긴데, 그 부분을 박정희 정권 20년보다 몇 배를 해야 하나”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주 교수는 “사실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누가 독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 이거는 역사교과서지, 개인의 저서가 아니지 않나”라며 “그렇다면 역사교육의 의미가 있는 분량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고, 그 안에 공과 과가 균형 있게 서술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희 정부의 과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이런 것까지 우리 학생들이 알아서 뭐하나 할 정도의 공은 지나치게 많이, 그것도 너무 어렵게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국정교과서에 참여한 분들이 자기 분야에 사회과학자로서의 전문가일 수는 있지만 역사교육의 현장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 않나. 학생들의 수준이 어떤 수준의 단어를 사용해야 하고 어떤 정도의 내용을 가르쳐줘야 학생들에게 의미가 (전달되는지) 이런 걸 생각해 본 사람들이 아니다. 그것이 이 책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수립’…친일파 미화 논란
    집필진 ‘강력 부인’, 국정교과서 반대측 “독립운동 폄하”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 사실상 건국일로 표현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임시정부의 역사를 부정하고 친일파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사관이 그대로 담겼다는 지적이다. 기존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유호열 교수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지나치다”면서 “임시정부부터 시작해서 법통을 이어오고 또 1945년에 해방이 되고 1948년 5.10 선거, 제헌, 정부가 수립된 것이니까 이것을 대한민국 수립일이라고 하자, 건국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조금 편협할 수 있고 그것을 대한민국 정부라고 했을 때는 또 너무 작은 의미로 보일 수 있어서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친일세력들까지 건국 공로자로 인정하는 것이라 친일파에게 면죄부 주려는 거 아니냐’는 질문엔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대한민국 정통성을 강조하는 역사교과서인데 거기에 어떻게 친일을 미화하고 또 그런 부분을 축소하고 그런건 집필진의 한 사람으로서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국정교과서 반대 측인 주진오 교수는 “1948년 8월 15일에 붙어 있던 모든 플랜카드에는 전부 ‘대한민국 정부 수립 만세, 경축’ 이렇게 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 관보라든가 모든 표현에서 ‘대한민국은 1919년 3.1운동의 결과로 성립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했다’ 이렇게 분명히 나와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하면 마치 그 의미를 축소시킨다는 말을 하는데 우선 우리나라의 헌법 전문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 교수는 “1948년에 대한민국이 수립됐다고 기술한다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이후에 벌어졌던, 대한민국을 되찾기 위한 수많은 독립운동들은 과연 무엇을 위한 운동이었나, 그것을 묻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일파 미화 논란에 대해서도 “바로 그런 의도가 건국절 논란에 있다”며 “원래 역사교육과정위원회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반대했는데 뉴라이트 계열의 일부 학자가 집요하게 그걸 얘기했다. 나중에 보니까 위원들의 의견과 관계없이 임의로 교육부에서 수정을 해버렸다. 그래서 그 당시 위원들 일부가 사퇴를 하는 그런 사태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유호열 교수 ‘대통령 위해 기도하자’ SNS글 논란 재점화
    “대통령 잘못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어”

    뉴라이트 계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인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공개되면서 그가 게재한 SNS글이 파문이 일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온국민이 공분하고 있던 시기에 “사면초가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며 온갖 비리와 추문에 휩싸인 박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님이라기보다는 대통령님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기도하자고 했을 때는 그런 어떤 혼란한 상황을 보고 쓴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참담한 심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로 대통령이 좀 귀담아들으시고 용기를 가지셔서 올바로 판단하시기를 위해서 기도를 하자고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대통령이 어떤 직접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 않나”라며 즉답은 회피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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