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퇴진 촉구 한 달
    갈수록 더 타오르는 촛불..190만 집결
    전국 곳곳 5차 범국민행동, 해외 20개국에서도 열려
        2016년 11월 27일 07: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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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에 약 200만 명의 촛불 시민이 함께했다. 지난 12일 100만 촛불에 이은 역대 최대 규모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6일 오후 9시 40분 서울 광화문에 150만명, 지역 40만 명 전국 190만 명이 집결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20개국 50개 지역에서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집회

    7시 무렵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주변의 촛불 모습(사진=최인기님 페이스북)

    이날 정오부터 시작된 강추위와 거센 눈발에도 시민들은 광화문 일대로 모였다. 거리에는 ‘하야하그라’ 손피켓, 먹거리를 판매하는 포장마차엔 ‘김밥사먹그라’ 등 청와대의 비아그라 대량 구매 사실을 비꼰 풍자가 넘쳐 났다.

    오후 4시부턴 20만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와대 포위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7시에 들어서면서 100만명이 운집해 청와대가 인접한 청운동사무소와 종각, 서대문, 시청 방면까지 광화문을 둘러싼 주변지역이 촛불 인파로 마비됐다.

    ‘바람이 불면 꺼진다’던 촛불 민심은 정부여당의 예상과 달리 한 달 째 그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버티기’로 일관할수록 저항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대학생 단체는 동맹휴업을 통해, 농민들은 각지에서 농기계와 소를 끌고 광화문 거리로 나왔다. 거리로 나오지 못한 시민들은 오후 8시부터 1분간 소등, 경적 울리기 등으로 생활 속 퇴진 촉구 운동을 실천했다.

    대학생시국회의 공동대표인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노동자는 총파업으로, 농민은 농기계 상경 투쟁으로 세상을 멈추고 있다”며 “대학생 역시 ‘동맹휴업’으로 세상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경찰은 우리에게 폴리스라인을 넘지 말라고 명령하지만 이 국가에서 ‘선’을 넘고 있는 자가 과연 누구인가”라며 “우리는 4·19 혁명, 6월 항쟁 등 선배들이 민주화를 위해 부르짖었던 역사를 기억한다. 대학생이 민주화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는 동시에 부패한 재벌들과 정치세력을 잘라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전봉준 투쟁단이 트랙터를 몰고 청와대로 진격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농과 전여농 등 전국 농민들로 구성된 전봉준 투쟁단은 ‘농기계를 몰고 가자 청와대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지난달 15일부터 해남과 진주 등에서부터 트랙터, 농사용 트럭 등을 몰고 서울로 향했다. 이들은 전날인 25일 서울로 들어와 정부청사 앞에서 농민집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김영호 의장 등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오후 8시가 되자 130만 명이 운집해 지난 12일 100만 명이라는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집회 때는 비교적 한산했던 광화문 골목도 이날은 촛불을 든 시민들로 발 딛을 틈 없이 빼곡했다. 한편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청와대 포위행진 대오는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자정이 넘도록 경찰과 8시간 이상 대치전을 벌였다.

    이날 당력을 총결집하겠다고 했던 야3당의 깃발도 광화문 곳곳에 나부꼈다. 동아일보 건물 인근엔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집회 등을 이어갔고 정의당도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오후 2시부터 박근혜 퇴진 청소년 자유발언대 등 본대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각종 집회가 진행됐다.

    오후 8시를 조금 넘겨 본대회가 끝나고 4개 코스를 통해 청와대 방향으로 2차 행진과 함께 시민자유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5차 범국민행동은 행진이 끝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27일)인 오전 5시까지 박 대통령 퇴진 촉구를 위한 1박 2일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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