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와 나눔,
    희망연대노조 7년 투쟁
    지역사회 연대, 비정규노조의 모범
        2016년 11월 26일 06: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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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연대노조 조합원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조합원의 가족들도 그들의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파업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가족이, 지역사회가 함께 지지자가 돼 줄 수 있고 파업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

    더불어희망연대 기금사업단 주최로 지난 24일 오후 참여연대 강당에서 ‘희망연대노조 7년 투쟁, 나눔과 연대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안영신 성북아동청소년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희망연대노조와 지역사회·생활문화운동을 함께 해왔다.

    이날 토크콘서트엔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성남중원지역위원장,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상임이사,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사회는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맡았다.

    희망연대노조

    토크콘서트 모습(사진=유하라)

    7주년을 맞은 희망연대노조는 간접고용·비정규직 노조의 상징이자 민주노조의 모범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7년이라는 세월 매해 한바닥에 잠을 청하며, 하늘로 올라가 “진짜 사장 나와라”라고 외쳤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겨운 투쟁들이었다. 조합원들은 전원 원직복직의 목표를 이루고도 다음 해에 다시 똑같은 투쟁을 반복해야 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제도를 극복하지 않는 한 누구라도 부당해고의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 때문에 희망연대노조의 최종적 목표는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다. 하청업체의 중간착취, 고용불안을 근절하기 위해 노조는 7년 동안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조합원들이 막막한 이 투쟁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 힘은 짐작컨대 ‘연대’가 가져온 ‘희망’이 아닐까 싶다. 풀뿌리 지역사회와 정규직 노동자의 연대는 다른 노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

    희망연대노조는 이런 희망의 연대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투쟁이 끝나 현장에 돌아가도 지역아동센터, 희망의 집수리, 희망씨 등 지역사회활동을 계속해서 실천했다. 총파업 도중에도 이런 활동들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른 노조엔 없는 생활문화연대, 나눔연대, 지역연대 등의 조직을 만들어 관련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지난 2011년 씨앤앰 지부가 임단협 요구안으로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요청한 것도 지역사회와 노조운동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시도였다. 또 노조가 노동자 권리를 넘어 우리 사회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인식을 뿌리내리게 했다.

    안영신 공동대표는 “간부수련회에 불러줘서 간 적이 있는데, 간부수련회 자료집 첫 장에 ‘사업장의 담벼락을 넘어 지역으로’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그 구호가 굉장한 떨림을 줬다”며 “2011년부터 지역연대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계기가 씨앤앰 노조에서 교섭을 통해 사회공헌사업기금 10%를 지역사업비로 돌린 것이었다. 강동과 성북이 시작했고 이외에 지역도 확산됐다. 티브로드 노조에서도 사회공헌사업기금 따내는 성과를 만들었다. 처음의 떨림이 헛된 떨림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지역에서 만들어낸 사업들은 어마어마했다. 인권교육센터, 청소년인권사업, 인디학교 등 다양한 사업들이 노조의 기금을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다양한 지역사회 생활문화 사업은 이 지역 사람들이 희망연대노조 투쟁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안 공동대표는 “2014년도가 되면서 지역에서는 ‘우리랑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어려움에 직면해있구나’를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노동운동에 관해 왜곡된 시선 가진 분들도 있었고, 이런 상황들이 또 올바른 노동의 가치에 대해 학습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 운동을 함께 했다. 그렇게 6년을 넘게 함께 해오면서 지역에선 이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조합원들의 출구전략이 돼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다”며 “희망연대노조 투쟁의 출구전략은 동지들이고 지역이고 가족이고 우리 안에 일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노동조합에 가입한다는 건 내 일터에 전망이 있고 살아갈 희망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에선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한다. 노조 조직율이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며 “집계되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영세중소상인들이 ‘이래서 노조 하는구나’ 생각하게 하고 노조 가입하게 하는 것, 노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역단체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것, 노조하고 싶고 노조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희망연대노조가 짊어져야 할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공동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늘 얘기한다. ‘조직 확대와 조직 강화의 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당신이 일하는 씨앤앰, 티브로드가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전망을 보여주는 것, 내 자식이 씨앤앰, 티브로드에 들어와서 일하고 싶게 만드는 것, 그렇게 만드는 것 조직 확대이자 조직 강화이다’. 지금처럼 한다면 아마도 4년 후엔 뭔가 조금 달라져 있지 않을까 기대 갖는다. 그 기대를 가지고 모두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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