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딸 정유라,
    이대 입학·학사특혜 '사실'
    교육부, 청와대 개입 의혹은 부정
        2016년 11월 18일 0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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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입학과정은 물론 학사관리까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면접위원들이 정 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조정하는 것을 모의했고, 입학 후에도 수업을 듣지 않은 정 씨의 출석을 인정하고 과제물을 교수가 대신 작성해서 제출해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정 씨의 입학을 취소하도록 요구하기로 했지만,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일부 면접위원들, 높은 점수 학생에 불이익 줘서 정유라 합격 ‘모의’

    입시 특혜와 관련한 의혹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시점은 2014년 9월 20일이고, 이대 체육특기자전형 원서 접수 마감일은 5일 전인 2014년 9월 15일이었다. 이대는 원서 접수 후에 딴 금메달을 10월 18일 면접 평가에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이대는 당초 지침과 달리 정씨가 면접 고사장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특혜도 제공했다.

    일부 면접위원들이 정 씨의 합격을 위해 모의한 사실도 확인됐다. 정 씨가 서류평가에서 불합격 위기에 놓이자 정씨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에게 면접에서 낮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해 결과적으로 정씨를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정 씨의 입학 특혜에는 최경희 이대 전 총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교육부 감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경희 이대 전 총장이 정씨를 뽑으라고 했다는 입학처장의 진술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본인(최 전 총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과제물도 담당교수가 대신…대리시험 정황도

    입학 후 학점 등에 대한 특혜 의혹도 사실로 파악됐다.

    정씨는 2015학년도 1학기부터 2016학년도 1학기,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고 출석 대체물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이대는 출석을 인정했다.

    또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과제물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담당교수가 정씨 대신 과제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하게 성적을 받았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 정 씨가 기말과제물을 제출하기 않자 담당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 등을 첨부해 정 씨가 제출한 것으로 했다. 중간과제물도 다른 학생들은 의상디자인과 제작과정 설명 등을 통해 교수에게 시제품을 했지만 정 씨는 단순히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했다. 이 또한 중간과제물로 인정받았다.

    ‘코칭론’ 수업을 듣고 정 씨가 제출한 리포트에는 다수의 맞춤법 오류, 욕설·비속어 등이 섞여 있었지만 이대는 이를 인정해 학점을 부여했다.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지만 본인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정황도 드러났다.

    김태현 교육부 감사관은 “출입국 조회결과 기말시험을 본 날짜에 (정유라 씨는) 국내에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육부, 정유라 이대 입학 취소 요구
    사건 당사자인 정유라 대면조사 없어…청와대 개입설도 ‘부인’

    교육부는 정 시의 입학을 취소하도록 이대 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또 당시 입학처장 등 입학전형에서 특혜를 준 관련자와 학점 특혜를 준 담당 과목 교수들은 중징계하도록 학교 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만약 이대 측이 이러한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신입생 모집 정지, 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교에서의 입시부정뿐 아니라 당사자인 정유라 씨 본인도 부정행위에 직접 관련된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입학 취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0월3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감사관 15명을 투입해 감사를 실시하고 이대 관계자 118명을 대면조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청와대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정유라 부정입학 때 모친인 최순실, 당시 입학관계자들, 최경희 총장 그 외 윗선이 개입했나’라는 질문에 “단순히 최순실 모녀에 의한 입시부정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동안 감사 실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논의하거나 보고하거나 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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