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할배의 탄생' '마흔통' 등
        2016년 11월 06일 02: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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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배의 탄생> – 어르신과 꼰대 사이, 가난한 남성성의 시원을 찾아서

    최현숙 (지은이) | 이매진

    할배의 탄생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하는 최현숙이 이번에는 ‘할배’들을 만났다. 남자라는 정체성을 얻고, 군대 가고, 밥벌이하고, 돈 벌고, 여자 사고, 죽음을 향해 달려온 70년 세월의 곡절마다 이야기가 그득하다. 어르신이든, 꼰대든, 할배든, 그저 한 사람의 민낯이 있을 뿐이다. 낯설기만 한 그 맨얼굴을 들여다보면, 완고한 얼굴로 절뚝이며 거리를 지나가는 나이든 사람들 사이에서 미래의 내가 다가온다.

    호탕한 상남자 김용술과 베트남전 참전 용사 이영식의 삶은 얼핏 보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르신 아니면 꼰대다. 이야기 들어주는 여자 최현숙은 마음속 깊숙이 잠자고 있던 ‘평생 처음 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공감하며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가난한 남자들이 가난한 남성성을 드러낼 수 있게 이끄는 최현숙은 당신의 삶은 가치 있었다고 따뜻하게 위로한다. 그 위로는 흔들리는 삶에 부대끼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당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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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 나의 극우 가정사

    클레어 코너 (지은이) | 박다솜 (옮긴이) | 갈마바람

    그것은 정말 애국

    극우단체 존 버치 협회의 열성 회원 가정에서 성장한 클레어 코너의 회고록. 1958년 설립된 극우단체 존 버치 협회는 현대 미국의 정치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1960~80년대 미국을 극우의 광기로 물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공산주의의 위험으로부터 조국을 지키겠다는 대의를 내세운 존 버치 협회는 외교, 교과서, 인종, 종교, 낙태, 사회복지, 노동조합, 이민자, 성소수자, 총기 규제, 심지어 수돗물 불소처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안건에서 ‘빨갱이들의 음모’를 주장해 왔다.

    저자 클레어 코너는 부모의 강권에 따라 불과 열 세 살의 어린 나이에 정식 존 버치 협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극우의 민낯을 폭로하는 생생한 기록물이자 그 광기에서 벗어난 한 여성의 감동적인 성장기인 동시에, 매카시즘에서 케네디 암살,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귀중한 사료다. 세계 각국에서 극우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 요즈음, 저자는 극단의 정치적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심리를 살펴 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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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동이와 원더마우스>

    조승혜 (지은이) | 북극곰

    동동이와 원더마우스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동동이의 세상!

    동동이는 엄마가 무슨 말을 해도 늘 대답만 잘하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동아, 일어나야지.” 하는 엄마의 말에 동동이는 “네!” 하고 누워 있었지만, 동동이의 입이 벌떡 일어납니다! 세상에!!! 동동이의 입은 동동이가 대답만 하면, 혼자 샤워도 하고, 밥도 먹고, 학교도 갑니다. 이제 동동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대답만 하고 움직이는 않는 동동이와 그런 동동이가 부끄러운 동동이의 입

    늘 대답만 잘하고 실천하지 않는 동동이. 어느 날 동동이의 입은 동동이를 떠나 동동이가 대답만 한 일들을 행동에 옮기기 시작합니다. 침대에 누워 일어났다고 말만 하는 동동이 대신 벌떡 일어나 샤워를 하고, 밥 먹으라는 소리에 먼저 식탁에 가서 맛있게 밥을 먹습니다. 이제 동동이는 언제나 자신보다 먼저 행동하는 입을 찾아다녀야 합니다. 동동이는 입을 찾아 어디까지 가게 될까요?

    원더우먼을 능가하는 슈퍼히어로 원더마우스의 탄생!

    슈퍼맨처럼 하늘도 날아다니고, 원더우먼처럼 재빠른 슈퍼히어로! 누구일까요? 바로 말만 하면 뭐든지 이루어내는 ‘원더마우스’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벌떡 일어난 동동이의 입, ‘원더마우스’의 능력은 대단합니다. 대답만 하던 동동이와 달리 ‘원더마우스’는 무심코 던진 말도 현실로 이루어냅니다. 혼자 씻고 밥 먹는 것은 물론, 축구 실력도 수준급이어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원더마우스’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요?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동동이의 세상!

    말하는 대로 무엇이든 다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동이는 대답만 하는 어린이지만, 동동이의 입을 통해 말하는 것을 모두 이루어냅니다. ‘원더마우스’는 말의 힘이 얼마나 센지,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동동이와 원더마우스』는 우리가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더불어 말을 하는 대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신예 조승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요? 입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다니! 신예 조승혜 작가는 입만 살았다는 관용구를 소재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냈습니다. 동동이가 말하는 대로 움직이고 실천하는 원더마우스의 위력은 독자에게 큰 웃음과 쾌감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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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밥상>

    공지영 (지은이) | 한겨레출판

    시인의 밥상

    누구나 그랬듯이, 외로움에 목이 메어왔던 밥상이 있었을 것이다. 불구덩이처럼 힘겨웠던 밥상이 있었을 것이다. 쓸쓸한 당신에게 드리는 소박한 밥상 하나, 오래된 생각 하나.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 <시인의 밥상>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지리산까지 가서 버들치 시인의 밥상을 받기로 한 결정은 잘한 것이었을까? 소박한 밥상이 우릴 살릴 거라는 그 말은 과연 맞는 걸까? 배가 끊긴 거문도에서 먹었던 바다가 와락 밀려드는 거 같았던 해초비빔밥과 지리산에서 먹었던 식물성 그 자체였던 호박찜과 호박국, 깻잎을 넣은 밥과 늙은오이무침은 어떤 의미였을까? 가을, 겨울, 봄, 여름의 사계를 버들치 시인, 지리산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에서 거제로, 전주와 거문도로, 서울과 평창으로 다녔던 평생 더는 없을 이 1년은 작가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그건 아마 늙어간다는 게 때론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눈다는 것, 이 거대한 도시에서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건 결국 소박함이라는 것,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밥 먹는 즐거움일 것이다. 물론,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에 꼽아야 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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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의 소리를 짓다> – 오르겔바우마이스터 홍성훈

    김승범 (지은이) | 생각비행

    천상의 소리를 짓다

    오르겔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관을 음계에 따라 배열하고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건반 악기를 의미한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큰 성당이나 교회,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콘서트홀 등에서나 가끔 볼 수 있지만, 서양에서는 ‘악기의 왕’으로 불린다.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형태의 악기이기도 하거니와 장엄하고 웅대한 오르겔 한 대가 수십, 수백 가지의 소리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오르겔바우마이스터(오르겔 제작 장인) 홍성훈의 삶과 작품 세계를 13년간 기록한 사진작가 김승범의 사진집이자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오르겔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인문서이기도 하다. 서양의 악기에 한국의 소리를 담으려 노력해온 마이스터 홍성훈의 땀과 고뇌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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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통> – 상처입은 중년의 마음 회복기

    마크 라이스-옥슬리 (지은이) | 박명준 | 안병률 (옮긴이) | 북인더갭

    마흔통

    20대 모스크바에서 첫 기자생활, 30대 보스니아에서의 AFP 통신원,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드디어 세계적인 언론사 ‘가디언’에 입사. 하지만 마흔 살이 되는 생일에 저자는 우울증에 빠져들어 직장을 쉬고 칩거를 시작한다. 그토록 좋아하던 음악을 들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다. 그는 공황발작, 불면증, 자살충동에 시달리다 비로소 자신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음을 깨닫는다.

    이 감동적인 고통의 기록 ‘마흔통’에서 저자 마크 라이스-옥슬리는 지독한 우울증의 기억을 파헤치는 동시에 의학적 치료, 명상에 이르는 유용한 대처법들을 소개한다. 또한 의사, 심리치료사, 같은 병을 앓는 환자와 친구들을 인터뷰하면서 우울증의 실체를 파고들 뿐 아니라 쉼이 없는 삶이 마음에 끼친 끔찍한 영향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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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더 : 행복한 페미니스트>

    조이한 (지은이) | 가쎄(GASSE) |

    젠더

    미술사 강의와 관련 저술을 통해 끊임없이 젠더 문제를 환기시키고 있는 아트 에세이스트 조이한이 쓴 감동 에세이. 어려운 이론으로서의 페미니즘이 아닌 일상에서 풀어내는 젠더 에세이다. 젠더에 관한 사회적 인식의 문제를 장황한 이론이 아닌 사적인 체험과 담담한 문장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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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렇게 읽습니다> –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독서 제안들

    윤성근 (지은이) | 텍스트

    나는 이렇게 나는 이렇게 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이 들려주는 책 읽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만 책방에서 판다. 그만큼 책 많이 읽기로 소문난 저자는 활자 중독이다 싶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책에 빠져 살다가 결국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차려 10년 동안 운영해오며 지금껏 책 읽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책을 읽고, 쓰고, 말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 읽기의 시작이 왜 망설임인지, 책을 재미로 읽으면 왜 안 되는지, 책을 읽으면 뭐가 좋은지로 이야기를 시작한 저자는 책은 ‘읽기’만으로 끝내면 안 되고 ‘쓰기’와 ‘말하기/듣기’가 함께 어울려야 더욱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강조한다. 또한 삼각형 독서법, 교차 독서, 책 읽기의 편집 공학, 느리게 읽기, 빠르게 읽기 등 자신만의 책 읽기 기술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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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이트를 위하여> – 작가 츠바이크, 프로이트를 말하다

    슈테판 츠바이크 |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은이) | 양진호 (옮긴이) | 책세상

    프로이트

    츠바이크가 쓴 프로이트의 평전 및 관련 기록들, 그리고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아 엮은 책. 탁월한 필력이 돋보이는 전기와 소설, 에세이를 다수 남긴 작가 츠바이크. 그는 2차대전이라는 시대 상황에 내몰려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까지 당대 사상계 · 문화계의 거물들과 두루 친교를 맺었다. 그중에서도 아버지뻘인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와 우정을 나누며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담긴 편지를 30여 년 동안이나 주고받았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장례식에서 추도 연설을 하기도 한 츠바이크가 프로이트를 얼마나 존경했고 높이 평가했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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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 삶을 위한 트리올로지

    안은수 (지은이) | 케포이북스

    논의

    오늘의 우리는 역사상 어느 시대보다 많은 것을 ‘보는’인류일 것이다. 지하철에서, 식당에서, 그리고 거리에서도 우리는 늘 무언가를 보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스쳐 지나며 본 많은 정보들의 잔상 정도는 얼마쯤이고, 그중에 내게 의미 있게 작용하는 자료는 얼마나 될까. 만일 접한 정보들이 시각적 처리에 그칠 뿐 ‘읽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자원과 시간의 낭비다.

    읽는다는 것은 그 대상 안에 든 뜻을 ‘내가’ 해독하고 의미화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말이다. 이처럼 정보와 내가 직접적이며 구체적으로 만났을 때 그것은 삶의 자양이 되어 내 안에 쌓인다. 이런 과정에 미숙한 오늘이기에 내가 중심이 되어 스스로를 바라보고 세상을 관찰하라는 <논어>의 메시지는 더욱 절실하다. 이 책에는 나의 눈으로 세상을 성찰하는 것의 유의미성에 대한 진술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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