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민주공화국의 학교
    [기고] 퇴진 요구와 탄핵 병행해야
        2016년 11월 04일 10: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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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변 소속의 변호사이면서 과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대회 의장과 현 노동당 당대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덕우 변호사의 기고문이다. 탄핵이라는 법률적 과정을 거치면서, 왜 박근혜를 탄핵해야 하는지, 그 범죄적 헌정파괴적 실상은 어느 정도인지를 국민적으로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탄핵이 부결되면 부결되는 방향에서 대안을 찾고, 통과되면 그 이후의 절차에 따르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탄핵 소추와 발의, 결정 과정이 국민적으로 토론하고 논의하고 공유하는 민주공화국의 학교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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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회의가 꾸려졌다. 박근혜는 문자메시지로 황교안 해임통보를 하고 김병준을 총리로, 한광옥을 비서실장으로 내정했다.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박근혜는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공화국 뿌리를 흔들었다. 인형 박근혜를 내세우고 조작한 세력들은 교사범이나 공범이다.

    반세기전 4.19. 혁명처럼 거리에서 싸우고 학생과 시민의 목숨을 희생하여야 할까. 이승만처럼 박근혜도 하야하고 하와이로 날아가 여생을 마치도록 해야 하는 것일까.

    헌법, 공직선거법, 국회법 등을 읽고 고민하고 상상한 결과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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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촛불집회의 한 모습

    박근혜가 대통령직 사표를 내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통령선거를 해야 한다. 조기 대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촉박하다. 그렇다고 공직선거법을 어기면서 대선을 미룰 수도 없다. 중앙선관위는 그럴 권한도 없다. 박근혜 수사 및 기소 등도 대선이라는 블랙홀에 빨려들어 갈 위험도 있다. 대선무효 소송을 지금까지 심리조차 하지 않고 처박아둔 대법원의 태도를 감안하면 황교안이나 김병준이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하고 국정원, 기무사가 설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탄핵 발의는 가능하다. 그렇다면 빨리 하는 게 좋다. 국회의원 151명 이상 찬성하여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는 법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조사하도록 의결할 수 있다. 법사위원장은 탄핵안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고 헌법재판소에서 청구인 국회의 소추위원이 된다. 지금 법사위원장은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다. 탄핵발의 전 미리 법사위원장을 바꾸면 좋다. 마침 노회찬 의원이 법사위원이다. 권위원장이 국회의장에게 사표 내고 본회의에서 노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하면 된다.

    법사위원회가 탄핵에 대하여 조사하는 동안 시국회의는 퇴진 집회, 각 정당은 탄핵 정당연설회를 열 수 있다. 광장에서 거리에서, 직장에서 마을회관, 노인정에서 퇴진과 탄핵 사유와 절차에 대하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민주공화국 학교를 열어야 한다. 법사위원회는 국회에서 유능한 변호사 등 전문가들에게 노무현 대통령 탄핵재판 자료를 분석하고 탄핵소추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본회의에 상정하여 200명 이상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의결되고 그 순간 박근혜의 직무집행은 정지된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이탈하여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탄핵 의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다. 새누리당이 본회의에 소속의원 전원을 불참시킬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29명의 이탈표가 불가능할 것이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이탈표로 탄핵 가결이 되면 이 나라 역사의 전기가 될 것이다. 부결될 경우 후폭풍이 불 것이다. 후폭풍은 어디로 향할까.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후폭풍의 눈에 갇히지 않을까. 부결된다면 곧바로 퇴진과 조기대선 투쟁을 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 180일 이내 심리를 마치고 선고해야 한다.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으로 박근혜를 파면할 수 있다. 헌재에서 소추위원과 박근혜 대리인 변호인의 주장과 증거, 법리공방의 심리를 실시간 중계방송 할 수 있다. 이 역시 역사적으로 중요한 민주공화국 학교가 될 것이다. 박근혜표 세계적 망신을 만회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정문에는 헌법재판관의 찬반 의견을 실명 그대로 기재한다. 과연 헌법 유린, 민주공화국 파괴 범죄행위를 파면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판단할 재판관이 있을까. 헌법유린 등 범죄행위는 명백하나 파면해선 안 된다고 결정문에 쓸 용감한 재판관이 있을까. 탄핵이 되면 최순실 특검은 지체 없이 박근혜를 구속하고 기소하면 된다. 만에 하나 헌재가 기각한다면 역시 후폭풍이 불 것이고 즉시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들은 박근혜 퇴진과 조기대선 투쟁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서두르면 1,2개월 이내 탄핵소추 및 대통령직무집행정지가 가능하다. 그 사이 박근혜가 하야하고 하와이로 날아갈까 걱정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 비상시국회의는 원내 정당과 협력하여 과도내각을 구성하여야 할 것이다. 함세웅 신부님이나 한승헌 변호사님 같은 원로를 총리로 모시고 과도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과도내각은 나라가 망하지 않도록 일상 업무를 수행하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탄핵 발의와 같이 또는 앞서서 최순실 특검, 세월호 특검, 백남기 특검법안을 통과시키고 특검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 특검수사 결과 역시 탄핵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대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여야 한다. 이미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 결선투표는 개헌 사항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비상시국회의와 여야 정당이 합의하여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에 개정공직선거법이 위헌이라고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낮다. 위헌 소송이 제기되어도 합헌추정의 원칙과 위헌결정에는 6인 이상의 재판관 찬성이 있어야 하므로 위헌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사법기관이라는 특성과 과거와 현재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성향을 종합하면 위헌결정에 대하여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한다 하더라도 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

    결국 탄핵 발의, 소추, 탄핵 결정이 나면 박근혜 구속 기소하고 대통령을 선출하면 된다. 탄핵이 좌절되면 그 즉시 박근혜 퇴진 및 조기대선 투쟁으로 후폭풍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탄핵하지 말고 하야나 퇴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튼실한 민주공화을 세우기 위하여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 국회 밖에서 퇴진 투쟁, 국회 안에서는 탄핵 추진, 과도내각 구성이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가 유린한 헌법에 따라 무너진 민주공화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 아니 우리는 아직 민주공화국을 세우지 못한 것 아닐까. 그래서 탄핵이라는 민주공화국 학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필자소개
    변호사. 노동당 당대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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