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하야,
    헌정 중단 아니라 정상화
    [기고] 야당, 국민열망 무시하면 불신과 심판의 대상
        2016년 11월 03일 09: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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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과 함께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던 무소속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의 기고 글이다. 다른 야당들에게도 국민의 열망을 무시하고 적당히 정치적 과실이나 따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그들 또한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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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책임자로서의 정치적 도덕적 법적 자격과 권위를 상실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투표로서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아무런 법적, 정치적 책임이 없는 최순실에게 국정간섭을 허용함으로써 헌정문란, 국정혼란을 야기시켰다.

    박근혜 정권 4년은 민생파탄, 민주파괴, 평화위협으로 점철된 공화국의 파괴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그 근본원인이 정치적 철학의 차이, 정책의 차이가 아니라 최순실의 국정개입에 의한 것이었다니, 국민들은 기가 막혀 망연자실할 뿐이다.

    모든 국민들이 자괴감과 한탄의 마음으로 하는 말이 바로 ‘이게 나라냐?’ 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마지못해 90초 동안 영혼 없는 사과를 했다. 그러나 거짓 사과임이 바로 드러났다. 최순실에게는 31시간 동안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줬고, 국정농단의 주범 가운데 하나인 우병우 자리에는 BBK 부실수사의 주인공 최재경을 임명했다. 야당과 어떤 상의도 없이 김병준을 총리로 지명했다. 심지어는 거국내각을 주장한 새누리당과도 제대로 된 협의조차 없었다고 한다.

    현재의 검찰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와 내각이 권위를 가지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없다. 그리고 최순실을 처벌하고 장관 몇 명, 문고리 권력 몇 명 처벌한다고 이 엄청난 적폐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누적된 헬조선의 실상을 파헤치고, 나라를 망친 부역자들을 철저히 엄벌하여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민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하는 정상국가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이게 나라냐

    2일 서울역 공공운수노조 집회(사진=이근원)

    그럼 어떤 방법으로 헌정유린 국정농단으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가?

    그 첫 출발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이미 70%에 달하는 국민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지지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어떤 권위도, 역할도 불가능한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일부 야당과 언론에서는 헌정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왜 헌정 중단인가? 헌정 중단이 아니라 헌정 정상화이다. 국정 혼란이 아니라 국정 바로잡기다. 대통령이 그 직을 수행할 수 없을 때는 60일 이내에 절차에 따라 새 대통령을 선출하면 된다. 헌정 지속이지 왜 헌정 중단이란 말인가?

    그리고 우리 헌법에는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하면 남은 1년을 하는 게 아니라,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헌법의 실현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박근혜 하야로 혼란스러운 것은 국민들이 아니라, 상황을 모면하고 기회를 엿보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에 아부하고, 결탁한 부역자들과, 내부의 세력관계 때문에 좌고우면 하는 야당인사들일 뿐이다. 국민 핑계를 대고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면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가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새 공화국 건설의 첫 출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고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은 단순히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극단적 양극화의 저질사회, 헬 조선을 노동이 존중되고, 국민의 주권이 존중되는 민주공화국으로 다시 세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위기와 복잡한 정세를 틈타 권력구조만 어물쩍 바꾸는 개헌이 아니라, 나라의 초석을 처음부터 새로 놓는 과정이 되게 해야 한다. 현재의 언론, 현재의 검찰, 현재의 재벌, 현재의 정치체제를 그대로 두고, 어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겠는가?

    야당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해일처럼 몰려오는 분노한 국민의 열망을 무시하고, 적당히 눈치보다 과실만 따 먹으려고 하는 정치행태는 또 다른 정치 불신과 심판의 대상이 될 뿐이라는 것을, 국민이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것이 국민이다. 그런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다수 야당이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 무엇이 있나? 언제까지 국민이 정권교체가 중요하다고 해서 모든 오류와 불철저함을 용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은 정치권이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받들고, 원내에서 광장에서 박근혜 하야를 위해서 국민과 함께 싸울 때다. 박근혜 정권을 향한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데 왜 야당에 대한 지지,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는 그렇게 뜨겁지 않은지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

    모든 정치세력, 모든 진보개혁 세력은 하나의 목표 아래 단결해야 한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이것이 모두가 동의하는 구호이자, 목표다. 다른 모든 목표는 이 목표를 중심으로 조정하면 된다. 비상시국회의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모든 세력이 단결하고, 민주노총, 전농, 참여연대 등의 대중조직, 시민조직과 촛불광장으로 나오는 시민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박근혜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고, 민생, 민주, 평화가 실현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

    박근혜 대통령 하야!
    이것이 모두의 목표이자,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세상의 출발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박근혜 대통령을 퇴출시키자!

    필자소개
    국회의원. 무소속(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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