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들도 하야·탄핵 주장
각계 확산되는 '박근혜 퇴진' 시국선언
전국교수·연구자 2,234명도 세월호 광장서 시국선언
    2016년 11월 02일 09: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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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에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가 야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들은 2일 연달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하야·탄핵과는 선을 그었던 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이날부터 직접적으로 하야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전남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하야 운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 국민들의 압도적인 민심은 박 대통령이 즉각 하야하고,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는 그 민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한 것에 대해 “공감한다”고도 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하야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 헌정사에 큰 비극”이라며 “그로 인한 국정 혼란이나 공백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당초 원내정당과 현직 국회의원 중에 대통령 하야를 주장한 것은 정의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들과 무소속 김종훈 윤종오 의원뿐이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에 하야 촉구 운동에 나서자고 몇 차례 제안했지만 2야당은 거부해온 바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줄줄이 직·간접적으로 하야를 거론하고 나선 데에는 이날 청와대에서 단행된 일부 개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를 지목하는 거국중립내각 등의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와중에 박 대통령이 야당과 협의도 없이 인사권을 발동했다. 야당은 국정운영 방안 외에도 대국민사과, 검찰 조사 등을 제안해온 야권 입장에서 박 대통령의 이날 부분 개각 단행이 야권의 요구들을 모두 거부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보다 강경하고 분명한 어조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없이 뒤어 숨어서 인사권 행사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부분 개각에 대해 “이것은 분노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모욕이자, 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들을 조롱한 폭거”이며 “국회에서의 총리 인준 논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책”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앞서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 비서관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며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직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한 사실을 <동아일보> 보도가 나왔다. 박 대통령의 최 씨 일가의 사적 이익을 충족해주기 위해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뜻이다.

특히 검찰은 이날 최순실 씨에 대해 직권남용 및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의혹이라고 주장했던 국정농단이 다시 한 번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러한 점 또한 야권 내 하야 운동이 확대된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을 앞세워 국가의 예산, 인사, 안보, 정책을 사유화한 중대한 국가 범죄행위”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피땀 어린 세금을 강탈했고, 대한민국의 외교·안보를 위험에 빠트렸다. 대통령은 최순실 일파의 사욕을 위해 온갖 권력을 남용했다”고 질타했다.

앞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국민감정은 대통령 하야, 탄핵이 절반가량 되지만 민주주의를 지켜온 제1당 대표로서 지극히 절제하고 있다”며 “결자해지 하는 자세를 대통령이 보여야 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하야를 거론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개각을 계기로 대통령 탄핵·하야로 입장을 선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온건한 우리 당을 강경으로 몰아낸다면 우리도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두 야당은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의 편에 서는 결단을 내려야한다”면서 “지금 야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유린의 장본인이며, 더 이상 국정을 담당할 자격도, 능력도, 신뢰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며, 2야당이 하야 촉구 운동에 나설 것을 거듭 요청했다.

아울러 국회 밖 노동·시민사회·학계 등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시국선언을 연달아 발표했다.

4.16연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민주주의국민행동,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1천여 개의 단체와 시민들은 “사상초유의 헌정 파괴 행위이자 민주공화국의 주권을 찬탈한 범죄행위”라며 “땅에 떨어진 민주주의의 가치, 상식의 가치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박근혜 정권의 즉각적인 퇴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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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하야 촉구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전국교수·연구자 2,234명도 이날 세월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과 자신의 가신들을 위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해왔다”며 “부적격자이자 헌정파괴의 주체인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우리 전국의 교수연구자들은 엄중히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2야당이 주장하는 거국중립내각에 대해선 “이미 존립이 불가능해진 박근혜 정권을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챙기려는 반국민적 책동”이라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혁신적 재구성이며, 위대한 전환의 첫걸음은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의 주범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이라며, 2야당에 적극적으로 하야 운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단위노조 대표자 및 상근간부를 중심으로 조합원 등 600여 명이 참가한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시국선언문에서 “가짜 대통령의 나라에 살았다”며 “통치자는 박근혜인가, 최순실인가, 그들과 결탁한 전경련 재벌들인가, 이제 국민들은 알아버렸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민주주의 국가라면 벌써 뒤집어졌어야 하지만 음모와 공모가 가득한 정치가 방해한다. 우리는 정치권을 믿을 수 없다”며 “보수 야당은 하야촛불을 외면했고, 그들끼리 거국내각은 나눠먹기”라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는 ‘박근혜 퇴진’ 이외에 그 어떤 방식도 기만이자 국민 무시로 규정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의 손으로 끌어내리길 원한다. 총궐기와 총파업으로 일어 설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모든 역량을 박근혜 퇴진 투쟁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상시국회의에는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와 선언 ▲산별 및 단위노조 등 아래로부터 박근혜 퇴진 시국선언 및 시국행동 ▲박근혜 퇴진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제안 및 구성 ▲박근혜 퇴진 범국민적 요구에 미온적인 보수야당에 대한 단호한 태도 ▲11월 12일 민중총궐기 성사 등의 방안이 현장에서 제안됐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해당 방안들은 적극 수렴해 총파업 돌입 경로와 준비, 돌입시기 등 구체적인 총파업 실행계획에 대해서는 비상시국회의 이후 진행되는 민주노총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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