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하야하라"
    3만여명 시민 광화문 일대 가득 채워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촛불 열려
        2016년 10월 29일 10: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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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첫 대규모 촛불집회가 29일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촛불과 손피켓을 든 3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청계광장을 비롯한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주최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진행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촛불 집회엔 주최 측도 추산이 불가할 정도의 시민들이 모였다. 투쟁본부 측은 공식 추산은 2~3만여명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추산이 어렵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거리로 나온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은 추운 날씨였지만 6시부터 시작된 집회부터 행진까지 모두 함께 했다. 야근 도중에 나와 직장 동료들과 함께 집회에 왔다는 한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집회라는 것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생각보다도 더 심각했다. 동아일보 정문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보도를 보는 시민들의 입에선 “우병우 xxxx!” “저 x은 안 한 짓이 없다” 등 자주 거친 말이 쏟아져 나왔다.

    집회가 끝나고 오후 7시 30분 경부터는 시청과 청계광장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시민들로 뒤덮였다. ‘박근혜 퇴진하라’, ‘박근혜 하야하라’ 등 갖가지 비판 발언이 울려 퍼졌고 경찰병력은 그런 시민들을 막아서고 최루액을 쏘아댔다. 온몸으로 최루액을 받아내며 경찰 병력을 밀어낸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 일대 대부분을 점령했다. 행진대오에 속해 있던 한 시민은 “수많은 집회와 행진에 참여해봤지만 이 정도의 열성은 처음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 전체를 시민 약 2만여명이 9시 30분 현재까지 꽉 메우고 있으며 미 대사관과 세종대왕 동상을 기점으로 경찰이 저지선을 치고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광화문3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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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은 하야 운동에 나서라”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재벌 대기업, 너희들도 공범이다”

    앞서 오후 6시부터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집회는 각계 단체 대표와 일반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꾸며졌다.

    중년의 한 시민은 “재벌들은 박근혜 정권에게 돈을 뜯겼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재벌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준 다음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선 노동개악, 의료민영화, 공공서비스 민영화해야 한다고 했다. 전 국민 비정규직화, 쉬운 해고를 박근혜 정권과 거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벌들은 피해자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과 공범”이라며 “박근혜는 국가권력을 손에 쥐고 재벌과 최순실과 함께 노동자들 등을 쳐 먹고 재벌들은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돈 갖다 준 것이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권이 그 당시 국회에 통과시켜 달라고 했던, 공공서비스·의료 민영화 정책인 서비스발전기본법을 새누리당과 손잡고 통과시키려고 한다. 이게 야당인가”라며 “믿을 것은 국민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대학생도 무대에 올라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뽑아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박근혜를 탄핵하라는 것이 바로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탄핵·하야 운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이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한 대학생은 “백남기 농민 죽음과 살인적인 경찰 폭력 앞에선 잘도 따지는 법과 질서를 박근헤 자신이 산산조각 냈다”며 “돈이 힘이고 힘이 돈인 이 세상은 박근혜와 최순실의 꿈만 이뤄지는 세상이다. 누구 말 따라 그들에게 국민은 정말 개, 돼지였던 건 아니었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시점에 박근혜가 이 나라 최대 지도자로서 저지른 악행을 종합해봐야 한다”면서 “공공서비스와 철도를 민영화하고 비정규직과 청년을 낭떠러지로 몰아넣은 죄, 야간노동으로 건강을 위협받는 노동자를 귀족으로 몰아간 죄, 백남기 농민을 떠나가게 만든 죄, 우리는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전경련과 그리고 경제권력 모두와 싸워야 한다. 박근혜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면 우리는 모든 일을 잠시 멈추고 반드시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외쳤다.

     

    청계광장

    청계광장 집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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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 나빠질 것도 없다…무당에게 권력 쥐어준 박근혜는 하야하라”

    정치인 등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최순실의 최측근인 고영태가 자진 출두해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검찰 수사 내용이 실시간으로 우병우 수석에게 보고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되고 최순실에게 공유되고 있다”며 “이게 말이 되나. 이게 나라인가”라고 반문했다.

    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그 자리에 있는 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며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이 하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무소속 의원 또한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향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마음은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녹을 먹고 비서역할을 한 그들 모두 철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직도 사태 파악 못하는 이 정부는 저성과자가 해고로 노동자를 때려잡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다고 한다.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 그래야 나라가 산다”며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촛불 들고 우리 모두 함께 하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민은 정부가 지금까지 저질러온 온갖 부패와 무능과 타락을 인내해왔다”며 “300명이 죽어가는 현장을 떠나서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7시간 보낸 것도 참아왔고,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에 빠트린 것도 참아왔다. 나라가 불공정의 나락을 떨어질 때에도 인내해왔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 위대한 통치권한을 근본도 알 수 없는 무당의 가족에게 통째로 던져 버렸다. 우리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박근혜는 지도자로서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도 없다는 것을 국민 앞에 스스로 자백했다.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즉각 형식적 권력을 버리고 하야해야 한다. 즉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국정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을 겨냥해 “전쟁의 위기를 겪고, 나라를 망해가고, 수백명이 죽어가는 현장을 떠난 대통령이 있는 것보다 더 큰 혼란은 없다.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며 “이제 국민이 평등한 나라를 위해,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나라를 위해, 전쟁의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위하여 싸울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몰아내고, 그 몸통인 새누리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그들이 쥐고 있는 기득권을 가져와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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