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도라지 "박 대통령,
    아버지 황망하게 보낸 심정 잘 알 텐데"
    백남기투쟁본부, '부검 저지 36시간 집중행동' 돌입
        2016년 10월 24일 02: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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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자라지 씨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버지를 황망하게 보내는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 사람인데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을) 방치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도라지 씨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대통령 아버지도 돌아가셨을 때 총에 맞지 않았나.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부검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총알도 안 뽑고 바로 장례를 치렀다고 들었는데 저희 가족한테는 왜 부검을 운운하면서 장례 치르는 것을 방해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발 부검 시도를 중단하고 저희 장례 치르게, 그리고 저희 어머니 다시 시골 돌아가셔서 농사짓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 같이 말했다.

    경찰청의 상급기관인 행정자치부가 중재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정종접 전 장관은 행자부 수장으로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집권당에서 공천 받고 국회의원이 됐다”면서 “이런 상황을 보면 국가폭력 사건을 정부가 묵인하거나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장려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인 23일 영장 집행 시도 중 경찰의 직접 면담 요구를 유족 측이 거부한 이유에 대해 백 씨는 “‘합의’가 아니고 ‘협의’이기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기만 해도 경찰이 협의로 우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 가족들은 경찰의 그런 ‘명분쌓기용’으로 이용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만나지 않는 것이고, (아버지의) 사인이 명확하기 때문에 부검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부검을 전제로 한 면담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유족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을 시한 내에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 집행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야간에, 작전하듯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상적으로 발부된 영장이니까 최선을 다해서 집행하는 게 경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추가 집행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이틀 남았으니까 검찰과 협의해보겠다”고 했다.

    경찰의 추가 집행에 대비해 백남기투쟁본부 등은 이날 오전부터 ‘부검 저지를 위한 36시간 집중행동’을 선포했다.

    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손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시신에 경찰의 손이 닿게 하고 싶지 않다’는 유가족의 호소를 받들어 백남기 농민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박근혜 정권과 경찰당국에게 분명히 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투쟁본부 대표단은 이날 삭발을 비롯해 단식에도 돌입한다.

    투쟁본부는 “지금까지 백남기 농민을 지켜 온 것은 시민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시민 여러분,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 백남기 농민을 지키기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집결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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