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회찬 "회고록 논란,
    정권 치부 덮기 위한 것"
    "기권 합의했다면, 당사자는 북한서 총살 당하지 않았겠나"
        2016년 10월 19일 11: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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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연일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9일 “정권 말기에 드러나는 스캔들과 치부를 덮기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과거 여당이 이런 걸 가지고 재미를 본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국민들도 많이 변하고 있고, 색깔론에 식상해 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색깔 공세는 지지층 이탈을 막는 효과 이상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이 같이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여당이 ‘송민순 회고록’ 일부 내용을 빌미로 색깔론 공세를 펴는 이유에 대해 “대선 정국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와 관련된, 색깔론으론 번지기 쉬운 이런 공방이 대선 때마다 등장한다”면서 “과거에는 지역 갈등 문제가 정치 퇴행의 상징적인 예였다면 (지금은)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정치퇴행의 상징이 됐다). ‘북한과 친했느냐? 안 친했느냐? 북한과 거래를 했느냐? 안 했느냐?’ 이런 들춰내는 식의 정쟁은 정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했다’는 회고록에 대한 일각의 해석에 대해선 “북한의 입장은 그때 물어보나마나 강력히 반대하는, 인권결의안을 추진하는 것 자체를 누구에게나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굳이 물어봐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노회찬 “기권 합의했다면 당사자는 북한에서 총살 당했을 것”

    ‘적과의 내통’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것에는 “반대도 아니고 기권을 하기로 서로 간에 합의를 했다면 합의한 당사자는 북한에서 총살당하지 않았겠나”라며 “북한에서는 그게 용납이 안 된다. 기권이 아니라 반대를 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 원내대표는 “당시 남북이 대화국면이었기 때문에 반응을 체크하는 건 당연한 정보기관들의 의무”라며 “지금 같이 모든 대화가 단절된 국면에서는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통치행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민순 회고록의 내용에 관해선 “송민순 장관의 입장에서는 당시에 유엔인권결의안에 대해 줄곧 찬성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송 장관을 둘러싼 다른 분들은 기권 정도로 해야 한다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금 회고록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의 찬반 입장에 대한 문제제기일 뿐 여당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과의 사전협의 등 색깔론 공방을 벌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응에 대해선 “문재인 대표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건 솔직한 심정의 표현이라고 보는데, 솔직한 건 좋은데 그것만 가지고 끝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책임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국면이고, 다른 분들과 기억을 좀 맞춰서라도 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색깔론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시 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일의 4시간 밀담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맞선 것과 관련해 노 원내대표는 “자꾸 과거의 내밀한 남북관계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정쟁의 소재로 쓰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실제로 그런 맞불 놓듯이 서로가 과거에 이러저러한 일들을 가지고 금도를 넘어서 폭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원 “갈등 정국 풀 1차적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에 대해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내용에 대해서 외교관계고 또 두 분이 만났으니 때로는 덕담도, 때로는 이견이 있다. 그런데 덕담 나눈 것을 꼬집어서 ‘종북이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 말”이라며 “그러한 내용을 공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그러한 색깔론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갈등 정국을 풀어가야 할 1차적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여기에서 자꾸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태도에 대해선 “문제가 제기됐으면 관계자들을 불러 상황파악을 해서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말씀을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인데 말을 네 번째 바꾸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관계자들과 상황파악을 해서 정확하게 말씀을 해야 한다. 이것이 리더십이고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에는 “시도 때도 없이 색깔론으로 모든 야당의 지도자들을 매도하려고 하는 건 전근대적인 방법”이라며 “‘북한의 결재를 받고 (기권을 결정)했다’면 잘못이지만, 지금 그 어디에도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북한의 결재를 받았다는 건 없다. (사후통보하는) 외교적 관례를 무시하고 색깔론으로 무조건 북한과 내통했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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