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 화물차 교통사고,
    장시간‧저임금이 주원인
    상용노동자보다 월평균 최대 120시간 더 일하고 수입은 55.9%
        2016년 10월 12일 10: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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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5년간(2010년~2014년) 연평균 약 3만 건에 이르는 화물차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평균적으로 매년 약 1,200명 정도가 사망하고 4만5천 명 정도가 부상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화물차 교통사고는 우연이나 운전자의 과실보다는 장시간 저임금이라는 구조적인 조건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국민과 화물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장시간·저임금을 유발하는 화물운송시장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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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발표한 정부의 ‘8.30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830방안)’에 관한 이슈페이퍼에서 “830방안은 화물운송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 30일에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은 수급조절제 무력화, 표준운임제 도입 거부, 지입제 유지 등을 골자로 각종 규제완화 정책 담고 있다.

    화물노동자, 일반노동자보다 120시간 더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고작 ‘96만원’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까지 나서며 정부의 830방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여기에 그들의 생존권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830방안이 화물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영수 연구위원의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2014년 4/4분기 기준 일반화물 운전자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323.7시간, 개별화물 운전자는 279시간, 용달화물 운자는 257.5시간에 달했다. 이는 2010년 이후와 비교하면 각각 55.8시간(20.8%), 30.6시간(12.3%), 20.2시간(8.5%)이나 증가한 수치다.

    화물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의 심각성은 일반 상용노동자 평균 노동시간(180.7시간)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화물노동자는 상용노동자보다 최대 120시간에서 적게는 52시간이나 더 일하고 있다.

    그러나 화물노동자들의 순수입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2014년 4/4분기 일반화물 노동자의 순수입은 239만원, 개별화물은 187만원, 용달화물은 96만원이다. 2010년과 일반화물은 8만원, 용달화물은 20만원이나 줄었다. 개별화물의 경우 29만원 증가했지만, 이 조차도 상용 노동자 평균 임금총액의 55.9%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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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단계 구조, 번호판 장사로 인한 ‘착취’

    화물노동자들이 장시간 일하면서도 순수입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이유는 ‘중간착취’ 때문이다. 실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중간업체들은 소위 ‘번호판 장사(지입료)’로 화물노동자들이 받아야 할 운임비 중 약 40%를 떼어간다.

    이 지입제는 화물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수출입 업체가 부산-서울 왕복 40피트 컨테이너를 운반한다고 치면, 대형운송사에서 운임비로 123만원을 지불하더라도, 운송사와 중간알선업체가 중간착취를 하면서 실제 화물 노동자가 최종적 손에 쥐는 돈은 78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대판 노예제 ‘지입제’…저임금-과적-장시간 노동의 악순환

    이영수 연구위원은 이슈페이퍼에서 “화물노동자들은 지입제와 다단계 하청으로 일상화된 중간착취 그리고 낮은 운임이라는 시장조건에서 수입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면서 “장시간 운행이 구조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의 문제의 근본원인이 중간착취, 즉 지입제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만연한 화물차 과적, 그로 인한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문제는 이러한 화물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이 본인들의 건강은 물론 도로교통 사고를 야기하면서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화주들과 대기업 물류회사들 또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화물노동자들에게 과적을 강요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의 화물자동차 운송시장은 화물노동자들에게 과적, 과속, 과로를 강요하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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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0방안, 화물차 교통사고 가능성 높여…지입제 폐지하고 표준운임제도 도입해야”

    이영수 연구위원은 이슈페이퍼에서 정부의 830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화물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에 내몰아 결국은 더 많은 교통사고 발생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선 지입제 폐지, 표준운임제도 도입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화물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주된 이유는 운임이 낮아 물량을 하나라도 더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원인엔 지입제 외에 지나치게 낮은 운임비에도 있다.

    도로운송 공급사슬체계 극단에 있는 화주, 물류·유통 대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운임비 인상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화물노동자의 임금 문제를 넘어 국민 안전을 위해 표준운임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장시간 노동으로 야기되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완화하려면 화주, 물류·유통 대기업 등이 적정한 운임을 지급해 낮은 운임을 물량배송으로 만회하려는 화물 노동자들의 악순환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적절한 노동시간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영수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830방안은 이 구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830방안을 폐기하고 도로교통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입제를 폐지하고 표준운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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