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밝혀
    경제부처 쌈짓돈 사용...안정성 위협
        2016년 10월 10일 08: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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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0일 국민연금공단 내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재점화했다. 지난해 말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던 공단 내부의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 다름없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문형표 이사장은 이날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것이 맞느냐’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영본부 공사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견임을 전제하긴 했지만 본부 공사화 중단 선언 후, 국정감사라는 공식석상에서 다시 꺼낸 발언이라 정부와 일정 부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문형표 이사장은 지난해 말 임명 당시 담화문을 내고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는 관련 집행기관의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었다. 국민연금 노조의 출근저지·천막농성투쟁 등과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낸 담화문이었다.

    이후 지난 7월 13일 문 이사장은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발전 정책토론회’에서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논의는 중단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또한 20대 총선으로 여소야대 국회가 형성된 것에 따라 공사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나온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을 때부터 본부의 공사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독립성을 명분으로 580조에 이르는 기금을 금융전문가가 관리하게 해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공공성, 안정성 보다 수익성을 우선시 하는 문 이사장의 철학을 분명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회복지제도와 기금을 각 분야 전문가에게 맡겨 분리해 관리하고, 금융전문가를 통한 공격적 투자로 향후 고갈 가능성이 있는 기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언뜻 합리적으로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격적인 투자일수록 수익률은 높지만, 손실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인데, 더욱이 격변하는 세계시장 속에 국민이 낸 연금기금을 맡겨둔다는 것 또한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구창우 국민연금노조 정책위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 기금을 금융자본과 경제부처의 쌈짓돈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기금운용체계를 금융전문가 중심으로 바꾸고 고수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위험을 동반해 국민 노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본부가 분리될 경우, 투자 전략 노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투자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국민들은 자신이 낸 기금이 어떻게 쓰이는 지조차 알 수가 없다.

    세계경제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리고, 기금 운용의 불투명성이 심화되면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공적연금의 축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다.

    이 때문에 문 이사장은 대표적인 ‘공적연금 축소주의자’로 불린다. 그의 공적연금 축소 철학은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있다.

    기금운용본부 분리를 반대하다가 쫓겨나다시피한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후임으로 공사화를 지지하는 문형표 이사장이 취임한 것, 더욱이 메르스 사태를 키운 최대 책임자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행한 인사였다는 점은 그만큼 정부가 공적연금 축소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국민연금공단 노조가 문 이사장이 임명된 후 천막까지 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노조는 국민연금의 공공성과 기금의 안정성을 중시하며 사회보장제도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구창우 정책위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보험료 폭탄, 세대 간 도적질로 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더니 이번엔 국민 노후의 불안을 야기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문형표 이사장 퇴진 투쟁 등 강력한 투쟁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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