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현 "미국, 협상 고민
    한국은 제재‧압박만 강조"
    "유엔대북제재, 효과 못 보고 있어"
        2016년 10월 10일 0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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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0일 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에 맞춰 향후에라도 북한의 도발이 전망되면서 다시 한 번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이제는 미국이 먼저 협상 쪽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미국 내 오바마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10년부터 오바마 정부는 북한에서 핵을 먼저 포기하기 전에 우리는 회담에 안 나간당다는 ‘선 행동론’과 그렇게 만들도록 중국이 손을 써라, ‘중국 역할론’을 핵심으로 하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써왔다”며 “이후에 북한이 핵실험을 3~4번 하지 않나. 결과가 이렇다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지난 9월 18일 있었던 CFR(미국외교협회)에서의 토론 결론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바로 여기에 이어 존 캐리 국무장관이 유엔에서 한국 외무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존 캐리는 ‘이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 대화와 협상 쪽으로 우리가 가야 하는 거 아니냐’ 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런데 우리 외무장관은 계속 ‘제재와 압박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소리를 했다. 완전 딴 소리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선제타격론도 환영하고 제재와 압박만이 북핵 해결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이미 오바마 정부의 국무장관이 대화와 협상 쪽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아마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이 되어서 민주당 정부가 계속 되면 아마 그(대화와 협상의) 방향으로 가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인 오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선 “어떻게 보면 정권 수립 기념보다 당 창건 기념일이 더 크다”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오늘 하거나, 아니면 11월 8일 지금 미국 대선 날을 타이밍으로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유엔에서 핵실험에 대한 제재가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론이 나는 날, 제재결의안이 채택되는 날을 맞춰서 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2006년에 최초 장거리 미사일 발사할 때에는 2006년 7월 4일 날,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택해서 쐈다. 미국에 아주 굉장한 심리적 충격을 강하게 줄 수 있는 날을 택하는 그런 전략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엔 제재결의안이 북한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정 전 장관은 “유엔 제재 내용은 주로 경제 제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제재가 효과를 못 보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어차피 지금 국제사회로부터 여러 가지 나쁜 딱지는 다 붙었다. 그래놓고 북한이 유엔 제재에 겁을 내서 태도를 바꾸거나 정책을 바꾸고 착한 나라로 돌아오리라 기대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퇴학 맞은 학생이 교칙을 두려워 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나”라며 유엔 제재 효과에 대한 의문을 거듭 드러냈다.

    여권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독자적 핵무장론과 선제타격론에 대해서 “우리 내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선제타격을 할 경우에 그것이 가져올 소위 파급효과 내지 재앙을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9월 18일, CFR에서 대부분 ‘오바마 정부의 북핵 정책은 실패했고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유일하게 합참의장을 지냈던 군인 출신 하나가 ‘선제타격도 생각해봐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게 지금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들어와서 미국의 주류 여론인 것처럼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그런(선제타격) 결정을 하겠나. 중국이나 러시아 때문이라도 쉽지 않은 이야기이고 설사 선제타격을 했다고 할지라도 북한이 지금 최전방에다가 배치해놓고 있는 장사정포, 방사포 이것은 그야말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며 “핵을 제거하려다가 재래식 무기인 장사정포나 방사포로 남쪽이 불바다가 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선제타격론 함부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라고 여권 일각의 비현실적인 안보론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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