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특검법 추진에
새누리 예민, 사실왜곡도
야당 “진단서, 정치적 고려로 작성”
    2016년 10월 04일 05: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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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이 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 특검법을 공동 제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사망진단서에 대한 서울대병원의 입장까지 왜곡하며 특검 요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야당들은 반드시 ‘백남기 특검’을 성사시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최고위원 상임위원장단·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내 최고의 의학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대의대, 서울대병원 합동 특별조사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외압은 없었고 진단서 내용도 문제없다고 결론지었다”며 “서울대의대, 서울대병원 합동특별조사위가 발표했듯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면 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진단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부검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백선하 교수가 작성한 진단서에 대한 ‘의혹’은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입장 발표 이후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2명 기자회견

이윤성 위원장과 백선하 교수(방송화면)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이날 오전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은 외인사라고 분명히 밝혔다. 진단서를 작성한 백선하 교수와는 전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윤성 교수는 3일 jt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이 외인사라는 의견이 서울대병원의 공식입장이라고 볼 수 있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4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도 원사인에 따라 사망의 종류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부분의 의사들이나 특별위원회 위원들도 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가 환자라면 백선하 교수에게 사망진단서를 받지 않겠다”고까지 했다. 백남기 농민에 대한 ‘외인사’ 판단이 그만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특위 위원 전원과 서울대병원 의사들 대부분이 ‘외인사’라고 판단하지만 진단서를 쓴 주체인 백선하 교수가 ‘병사’라고 주장하는 한 이를 강제로 수정할 수 없다고 했다.

백남기 농민의 부검 여부가 ‘의학적 문제’라는 주장 또한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정 원내대표는 “국내 최고의 의학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대 의대, 서울대 병원 합동 특별조사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외압은 없었고 진단서 내용도 문제없다고 결론지었다”며 “서울대의대, 서울대 병원 합동특별조사위가 발표했듯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면 되는 문제”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의학적 문제는 정치인들이 과도하게 나서기보다 의학전문가들과 국과수가 전적으로 맡아야한다”며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위가 부검의 필요성을 밝혔고, 부검을 통해 의학적으로 밝혀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윤성 교수는 부검이 필요한 이유가 ‘의학적 이견’이 아닌 ‘사회적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한 부검의 필요성을 얘기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윤성 교수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만일 이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않았더라면 부검 여부를 갖고서 이렇게 왈가왈부할 것이냐, 제 생각도 그렇지 않았을 거 같다”고 말했다.

‘사인에 대한 의문 때문이 아니라, 백남기 농민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기 때문에 부검으로 종결짓자는 입장인거냐’는 질문에도 이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의학적 사실보다 정치적 고려로 작성된 사망진단서
야당 “백남기 특검 반드시 성사시킬 것”

일반적이지 않은 사망진단서 작성과 특위와 서울대병원의 ‘외인사’ 판단에도 백선하 교수가 ‘병사’를 고집하면서 사망진단서 외압 의혹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야3당이 ‘백남기 특검법’을 공동발의하기로 합의한 것 또한 백남기 농민 부검 문제가 ‘의학적’으로만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에서 “서울대 특별위원회는 외인사가 맞지만 병사로 돼 있는 사망진단서를 고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사망진단서가 ‘의학적 사실’보다는 ‘정치적 고려’로 작성됐다는 고백”이라며 “대한민국의 공신력 있는 모든 기관과 제도가 박근혜 정부 뒤치다꺼리에 망가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 논란은 고 백남기 선생의 진짜 사인 논란이 아니라 ‘의료인의 양심과 상식에 관한 논란’”이라고 규정했다. 의학적 이견 차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는 뜻이다.

노 원내대표는 유족의 반대에도 부검을 실시하겠다는 검·경을 겨냥해 “이 정권 아래서는 박정희 정권 시절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분들도, 전두환 일당이 자행한 광주학살에서 총상을 입고 고통을 당하다 돌아가신 분들도 모두 ‘병사’가 될 것”이라며 “백남기 특검을 꼭 성사시켜 박근혜 정권의 폭력적 행태, 독재 행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보다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원내대책회의에서 “농민 백남기 선생의 사망원인을 심폐정지 병사라고 기록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다가 병원에서 사망하면 병사인가. 병사라면 서울대 병원에 책임을 물어야하는지 묻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대병원은 백선하 교수에게, 백선하 교수는 유족에 사망책임 돌려”

다만 서울대병원 특위는 ‘외인사’가 맞다면서도, 사망진단서 외압 의혹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윤성 교수는 “외압이 있었다는 증거는 찾을 수가 없었다”며 “사망진단서 그렇게 썼다고 해서 수사의 방향이 달라지거나 부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거나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이 ‘병사’로 구분한 사망진단서는 법원이 부검영장을 발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외압 의혹을 부인하는 특위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병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쓰는 레지던트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아서 ‘병사요? 병사로 쓰라고요?’라고 반문을 한 것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응급실 도착 시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해놓고 누가, 왜 수술을 지시하였는지에 대한 진실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서울대병원은 백 교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백 교수는 서울대병원을 믿은 가족에게 사망책임을 돌리는 파렴치함마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 백선하 교수는 유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해서 합병증으로 사망해 ‘병사’로 구분했다고 주장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을 유족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병원에 이송됐을 당시 의료진은 수술을 해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소견을 밝힌 바 있다.

노조는 “기본적인 원칙조차 어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대해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의료인들이 가야할 길을 물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버렸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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