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할 수 없다,
발암물질에 노출된 600만명
[기고] 이제는 저감 정책이 필요하다
    2016년 10월 04일 0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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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건강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강병원 의원실은 공동으로 환경부가 공개한 2014 전국사업장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결과를 토대로 발암물질 등 고독성물질 배출 사업장 1314개소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의 수 및 유치원, 학교의 수를 계산하여, 발암물질 등 고독성물질로 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구의 규모를 분석하였다.

이번 분석에선 다음과 같은 범위와 기준을 선정하여 진행했다.

고독성물질 취급사업장으로부터 반경 1킬로미터와 1마일(1.609km) 이내의 거주인구와 학교의 수를 분석하였다. 이는 2012년 구미불산 누출사고 당시 반경 2km까지 은행잎이 메말랐고, 2013년 삼성전자 불산누출 때 2km 내의 식물에서 불산이 검출된 것을 준용한 것이다. 또한 사고성 누출에 비해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이 일상적으로 배출된다고 합리적으로 가정하여 1km를 사용한 것이며, 해외에서는 대부분 1마일을 기준으로 배출을 조사하고 있다.

고독성물질의 데이터 선정은 세계에서 권위 있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와 미국 환경청(EPA), 우리나라 고용노동부, 유럽연합에서 규정하고 발암성, 변이원성, 생식독성, 환경호르몬 목록을 활용했고, 유럽에서 2007년부터 시행된 ‘화학물질의 등록, 평가, 허가 제한 등에 관한 법률(REACH)을 참고해 저감 대상 고독성물질의 기준을 설정했다.

발암성물질으로 대표되는 고독성물질은 눈, 피부 접촉에 의하거나 흡입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인체에 영향을 준다. 한마디로 눈, 코, 입, 피부 등 사람의 모든 부분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독성물질 중 인화성, 고압가스, 사고대비물질이 상당수가 있기에 화재,폭발이라는 화학사고로 인명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번 분석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발암물질 등 고독성물질 76종 취급사업장 반경 1km 이내에 약 6백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고, 학교는 약 2,000개소가 있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1,495개소 그리고 중고등학교 이상의 학교는 496개소가 있었다. 미국과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 1마일 내 거주인구를 계산하였더니 2천만 명에 달하였다.

고독성물질 중 가장 많은 39종의 발암물질만 보면 총 1143개 사업장에서 사용되면서 반경 1km 이내 약 5백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1251개였고 중학교 이상은 408개가 있었다. 생식독성물질은 13종, 변이원성물질은 9종, 그리고 환경호르몬이 15종 사용되고 있었다.

발암물질 각각에 대해서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가장 취급사업장 수가 많은 발암물질은 황산이었다. 황산은 폐수처리에 사용되기 때문에 취급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취급사업장이 많은 발암물질은 포름알데히드, N,N-디메틸포름아미드, 디클로로메탄 등이 있었다.

표1

고독성물질 취급사업장 1km 이내 거주 주민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체 약 600만 명 중 경기도가 127만 명으로 가장 높았고 인천광역시가 다음으로 126만 명, 부산 61만, 대구 58만, 경남 57만, 경북 34만, 충북 33만, 전북 24만, 충남 18만, 울산 17만, 광주 9만, 제주 4백 명 순이었다.

표2

16개 시·도별 고독성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의 분포는 경기도 348개, 경상북도 140개, 울산광역시 113개, 경상남도 110개, 인천광역시 98개 충북 95개, 충남 93개, 전북75, 부산64, 전남63, 대구61,광주20, 대전,강원13, 세종6개. 서울시(성수동), 제주도(화력발전)가 1개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노출되고 있는 발암성, 변이원성, 생식독성이 있는 고독성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어떤 질환이 발생될까?

다양한 암은 물론 생식능력에 장애로 불임, 임신지연, 생리불순을 일으키거나 유산을 발생시킨다. 또한, 변이원성은 세포 또는 생물집단에게 돌연변이를 발생시킨다.

인체의 호르몬과 유사하게 인식되어 호르몬을 교란시키거나 발달장애를 발생시킴으로서 임신초기 화학물질에 노출 시 자폐 등의 질환이 올 수 있다.

2014년 전국 지역별 암환자 수와 비교한 결과 서울을 제외하면 고독성물질 취급사업장 주민분포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표3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발암물질과 같은 심각한 고독성물질에 대한 국민의 노출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화학물질의 배출량만 공개하는 것으로 사업주와 정부의 책임은 끝이다.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고독성물질에 대한 사용저감과 배출저감을 유도하는 정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시급히 고독성물질에 대한 사업장 배출량 개선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사업주는 발암물질 배출에 대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

세 개 사업장이 주민의 문제제기에 감소하거나 감소대책을 발표한 사례가 있다. 줄일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줄이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대체물질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둘째, 정부는 독성물질저감정책을 법제화하고 저감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의 경우 1989년에 ‘독성물질저감법(TURA)’을 제정, 기업에게 저감계획을 세워 이행하게 하며 강제성은 두지 않았다. 대신 독성물질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주민운동이 저감하지 않는 기업을 꼼꼼히 감시하게 하고 저감을 위한 연구소(TURI)를 설립 지원함으로써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발암물질을 줄였다.

불산누출사고와 메탄올중독 사고 및 가습기살균제참사를 통하여 국민들은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발암물질 등 고독성물질의 사용저감과 배출저감을 유도할 제도 마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 주에 ‘독성물질저감연구소(TURI)’가 있다면, 우리나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는 녹색화학센터가 있다. 그런데 이 센터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환경부는 아직 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서둘러 녹색화학센터를 설립하고, 매사추세츠주 독성물질저감연구소처럼 기업의 독성물질 저감 노력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화학물질관리법」 시행 이후 지역별로 화학사고 대응을 위한 조례가 제정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지방정부와 기업과 주민이 마주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우리는 독성물질의 저감과 화학사고 위험의 감소 그리고 화학사고 발생 시의 적극적 조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논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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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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