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 사드에 사활
    김천 등 반발 다시 거세져
    김종대 "사드 배치로 외교위기, 안보불안 더 심화시켜"
        2016년 09월 30일 06: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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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는 30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제3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롯데골프장을 최적지로 결정한 가운데, 야당은 국회의 동의를 받으라고 촉구하는 한편 시민사회계는 배치 결정 과정의 졸속성이 드러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롯데골프장과 인접해 있는 김천주민들은 “불통과 독선, 오만으로 가득찬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겠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한미공동실무단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대체부지를 평가한 결과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 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을 사드 배치 부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드 배치, 처음부터 끝까지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성산포대가 사드 배치 최적지라는 발표 이후 79일 만이다.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정부가 주장하는 사드 최적지가 바뀐 것이다. 이를 두고 사드 배치부터 배치지역 결정까지 사드에 관한 일련의 과정들이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진행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던 국방부가 입장을 뒤집은 것은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없는지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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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앞의 사드 반대 기자회견(사진=전국행동)

    전국행동은 “국방부는 새로운 최적지로 결정된 성주 골프장이 (기존 결정지인) 성산포대보다 포대 입지 환경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성산포대는 면적이 좁고 직경이 짧아 미 육군 교범이 정한 대로 레이더 500m 전방에 6개의 발사대를 부채꼴로 배치하기 불가능하지만 롯데 골프장은 부지 면적이 넓어 사드 레이더와 6개의 발사대를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배치할 공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드 배치 부지 변경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 결정 과정에서 어떤 타당성 검증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이뤄졌으며 부지 평가 기준에서도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방부는 성산포대가 해발고도가 383m인 반면 롯데 골프장은 680m로 더 높고 인구 밀집지역인 성주읍에서 18km가 떨어져있고, 인근에 민가도 없어 사드 전자파 유해성으로 부터도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성주 골프장은 김천과 뒤 담장을 맞대고 있으며 사드 레이더 방향이 김천시의 인구 밀집지역인 혁신도시를 향하고 있다. 사드 레이더 3.6km 안에는 김천시 남면, 농소면 주민 2,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행동은 “더욱이 이 사안은 한국이 미국 MD에 편입됨으로써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사드 배치로 한국이 미일 MD 작전의 전초기지로 전락함에 따라 전시에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대신한 총알받이 신세가 되고, 경우에 따라 핵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천대책위 “불통·독선·오만의 박근혜 정권 끝장낼 것”
    원불교 “가짜 안보를 빌미로…신냉전체제 도화선 될 사드 용납 못해”

    롯데 골프장과 인접한 위치에 거주하는 김천 시민 등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는 이날 국방부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부터 14만 김천시민은 결사항전 각오로 박근혜 정권 퇴진과 새누리당 반대에 나서겠다”며 “불통과 독선, 오만으로 가득 찬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절차적 정당성과 협의를 요구한 김천시민은 철저히 무시당했다”며 “새누리당과 3선으로 만들어 준 이철우 의원은 지역민이 목숨 걸고 반대하는 사드를 찬성으로 당론을 정했다”고 지적하며 이 의원에게 새누리당 탈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롯데 골프장 인근에 성지를 두고 있는 원불교도 이날 오전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국방부 앞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한미군 사드 부지를 롯데 골프장으로 발표한 것은 가짜 안보를 빌미로 우리의 성지를 강제로 침탈하겠다는 포고”라며 “평화의 성자가 나신 성스런 은혜의 땅에 신냉전체제의 도화선이 될 사드 배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정의당,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 동의 사안
    김종대 “사드에 사활 거는 박근혜 정부, 안보 불안 더 심화시켜”

    야당들도 사드 최적지 발표가 난 직후 일제히 입장을 내고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외교안보본부장인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을 당장 철회하고 국회 검증을 받을 것을 요구한다”며 그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번 결정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부지 선정에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한국 정부에 미국이 ‘내정 간섭’에 가까운 강한 압력을 행사해 관철시킨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2일 조찬강연에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정부 발표에 모든 국민이 만족하는 경우는 없다. 한국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고 주민들과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불만과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 사드 지침을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또한 지난 27일 의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하면 배치 속도를 가속할 의사가 있다”며 사드 조기배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울러 김 원내대변인은 “북한 문제에 자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한반도 정세를 주도할 수 없는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 동남권 한 귀퉁이밖에 방어할 수 없는 사드 하나에 안보정책의 사활을 거는 비정상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역설적으로 사드를 배치하더라도 박근혜 정부는 더욱더 심각한 안보 불안과 외교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의 재래식 화력과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등은 이미 사드의 방어범위를 초월해버렸다. 그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는 미국의 첨단무기에 더욱더 중독되는 악순환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외교적으로는 스스로는 그 무엇 하나 해결할 능력을 잃어버린 ‘국제적 고아’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선정 부지 번복과 합의와 설득의 과정 부재 등 ‘일방통행식 폭주’도 사드 부지 선정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로 지적됐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방부는 사드의 작전 성능이 대한민국 방위에 실효성이 있다는 걸 입증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아직까지 ‘미국 무기라서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만 있다”며 “정의당이 제안한 여야 안보협의체에서 결정의 모든 과정과 사드의 작전성능이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유감을 표하며 “대한민국의 토지와 예산 투입으로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에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거론하지 않는 모습이다.

    금태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사드 배치지 변경은 불통, 일방, 밀실 행정의 결과”라며 “사드 도입과 부지 선정과정의 오락가락은 국민들의 반발과 분열만 일으켰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사드배치와 관련하여 10월 2일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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