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경쟁 막고
공공의료 지키는 노동자
[민중건강과 사회] 누가 주인공인가
    2016년 09월 28일 10: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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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닥터스’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병원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사연 속에서 병원을 함께 일으킨 두 명의 병원장은 병원 운영에 관해 다른 견해를 내놓는다. ‘여러 부대사업을 늘리고 노인건강센터같이 돈을 뽑아낼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병원장과 ‘기업과 다를 바 없는 그런 병원은 필요없다’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는 병원장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립대병원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2014년부터 무리한 확장과 저질재료 사용, 돈벌이 경영, 노조탄압, 집단해고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북대병원이 대표적이다. 공공기관 성과주의 확산에 맞서는 공동파업에 경북대병원은 서울대병원과 함께 파업에 돌입했다.

경영난, 원인은 무엇인가

경북대병원은 188억의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이를 이유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끊임없이 현장을 탄압했다. 경북대병원은 박근혜 정권의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에 앞장섰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단체협상을 통해 노동조합이 어렵게 쟁취했던 권리들을 특권으로 몰아갔다.

진짜 문제는 교수들을 포함한 경영진들이다. 장기간 출근을 하지 않고, 진료도 하지 않은 의사에게 1억 1천여 만 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또한 직원 정년 퇴임식에서는 식사는커녕 꽃다발조차 선물하지 않으면서, 교수 정년퇴임식에서는 1,000만원의 식대를 사용했다.

이뿐 아니다. 2014년 35일간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선택진료 의사들의 수입이 감소했다고 하면서, 진료도 하지 않은 의사들에게 선택진료비 3000만원을 보전 지급하였다. 파업을 했던 직원들에게 10원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임금을 지급한 것과 상반된다. 돈이 줄줄 새는 곳은 따로 있었다.

경영진은 불필요한 지출을 많이 하고, 수익을 사유화했을 뿐만 아니라 경북대병원의 경영 전반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대구의 본원 외에 근교의 칠곡군에 분원을 세웠다. 여기에 더해 임상실습동을 건설하고 중국 칭다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경북대병원은 이미 칠곡분원 건립을 위해 810억 원을 차입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이자비용만 매년 40억 원에 이른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게를 확장하고 분점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북대병원은 임상실습동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북대병원이 제출한 계획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2034년까지 이자비용 1,116억 원과 원금 2,585억 원 합계 3,701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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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총파업 출정식에서

집단해고와 탄압

경북대병원은 작년 10월 1일 주차관리노동자 26명을 집단 해고했다. 용역근로자보호지침에 따르면,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업체가 바뀐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은 승계되도록 되어있다.

병원은 경영난을 핑계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특히 다른 국립대병원은 적용하고 있지 않은 시중노임단가를 경북대병원만 적용하고 있어서 인건비의 부담이 컸고, 인원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했다.

이런 설명은 치졸한 변명에 불과하다. 단순노무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이 아닌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는 것은 정부의 지침이다. 또한 병원의 경영난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시급이 최저임금보다 2000원가량 높아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니다. 경북대병원은 모든 어려움의 탓을 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올해 세 명을 더 추가로 해고했다. 파업 시 주동자를 색출하고 퇴출시키겠다는 하청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하청 노동조합 대표를 해고시켰다. 또한 2014년 파업으로 벌금을 맞았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전 사무장을 해고시켰다. 또한 현장의 노동자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탄압, 통제하고 있다. 정치활동의 금지 규정 신설, 집단행동 금지 규정 신설, 선전전 방해, 노조 사찰, cctv로 노동자 감시, 노조 순회 방해, 생리휴가 통제, 임산부 검진휴가 통제, 연차 통제, 병가 불인정 등 헌법조차 무시하는 처사가 비일비재하다.

의료 질도 떨어지고 있다

병원노동자들을 쥐어짜내면서 경북대병원은 승승장구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경북대병원은 15년 의료질 평가에서 2등급 분원인 칠곡경북대병원은 3등급을 받았다. 또한 43개 전체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10위권 내를 유지하던 경북대병원은 16년 6월 말 기준 20위까지 밀려났다.

이로 인한 손실액도 어마어마하다. 의료질평가에서 1-가 등급을 받지 못하고 2등급, 3등급을 받은 본원과 칠곡의 의료질평가 지원금 손해금액을 종합해 살펴보면, 약 50억 원이다. 수익으로 따지면 2015년 결산서상 매출로 환산하면 약 2137억의 진료수입을 올려야 이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수년째 높은 의료사고 발생율, 국립대병원 내 감염건수 2위(2015.9), 저질재료 사용 등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경북대병원은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상급 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마저 잃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조병채 경북대병원장에 대한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동조합은 지난 9월 5일부터 8일까지 조병채 경북대병원장 퇴진 찬반투표를 진행하였다. 결과는 95.5% 찬성이었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병원 구성원들의 신뢰조차 받지 못한 병원장이 과연 공공병원의 병원장 자격이 있는가.

주인공은 따로 있다

경북대병원의 상업적인 경쟁 중심의 운영과 노동탄압은 국립대병원 전반에서 나타난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공사 중인 첨단외래센터의 설계가 환자들의 생명과 편의가 아닌 두산에 수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첨단외래센터의 지하1층(최고층)에 부대사업 임대를 주기 위해 외래진료실을 지하3층에 위치시키는 듣도 보도 못한 사태를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또한 이런 돈벌이 경쟁을 강화할 것이다. 병원에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과잉진료, 불필요한 치료를 유발할 것이다. 또한 책정되는 성과의 기준에 맞는 환자들만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실제 서울대병원에서는 작년 부서별 차등성과급제 도입 이후 4개월 동안 162억의 추가이익을 내었다.

드라마 ‘닥터스’는 병원의 미래를 둘러싼 경영진 간 대립을 보여줬지만, 병원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병원 노동자다. 병원노동자들이 파업을 선언하면서 병원의 돈벌이 경영에 제동을 걸고 공공병원을 바로세우는 투쟁에 나섰다.

이 투쟁은 병원을 포함해 공공기관을 돈벌이로 내모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투쟁이고, 민영화를 저지하는 투쟁이며, 공공기관을 다시 노동자민중의 것으로 만드는 투쟁이다. 이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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