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들, 금융노조 파업 지지
    "성과연봉제, 저성과자 해고의 통로"
    새누리당, 파업 비난 "자기 밥그릇 챙기기 파업"
        2016년 09월 23일 02:52 오후

    Print Friendly

    금융노조가 23일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들이 정부의 금융·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총파업에 대해 우회적인 지지를 표했다.

    특히 국회 차원의 논의기구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노-정간 격화된 갈등 국면에서 국회 중재에 나선다는 것이다. 더민주는 그간 성과연봉제 도입과 금융·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융노조 총파업을 거론 “지난해 노사정은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 자율로 추진하고 평가체계를 먼저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이를 파기한 것은 바로 정부”라며 “그로 인한 갈등이 결과적으로 파업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들을 계속 투하하면서 직원들에게 성과를 매기겠다니 누가 이것을 개혁이라고 믿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낙하산 인사와 성과 강요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로 이어졌고 금융산업과 금융소비자에게는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공개혁의 우선적 과제는 낙하산 체제 타파라는 노조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이어 “전경련이 요구하는 저성과자 해고 성과연봉제는 근로자에게는 고용불안의 우려만 키울 뿐”이라며 “정부도 노동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에 적극 나서시라. 지금 당장이라도 노사와 여야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논의를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인 22일 공공운수노조와 만나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연대 입장을 밝혔던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보다 구체적으로 성과연봉제의 폐해를 언급, 추 대표와 마찬가지로 노사, 여야정 논의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성과연봉제 도입이야 말로 가장 성과 없는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공공부문의 성과라는 것이 민간부문의 영업직도 아니고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 오로지 직장상사에게 잘 보이는 수밖에 없다. 노조 활동을 하는 분들은 당연히 찍혀서 저성과자로 낙인찍히지 않겠는가”라며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형태의 성과연봉제를 이런 식으로 도입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공공병원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해 “영리목적의 병원처럼 찍지 않아도 되는 진단 기구로 찍고, 복용하지 않아도 될 약을 복용시키는 등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관리보험공단이나 국민연금의 경우 “미납자들을 채근하고, 미납자 중 일부가 재산 압류당해서 자살을 하게 되고, 그 자살한 일반인들 때문에 괴로워서 직원이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시행시기를 유보하고 또 노조도 파업을 유보해서 이 문제를 국회로 끌고 와서 국회에서 사회적 논의기구 만들어서 해결해보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제안했다.

    금노

    금융노조 파업 집회(사진=곽노충)

    심상정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해고의 통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금융노조 파업 집회의 연대사를 통해 “고통분담은 상위 1%부터 시작해야 한다. 양극화를 주도했던 장본인들이 고통분담에 나설 때 우리 사회의 진정한 사회적 타협은 가능할 것”이라며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데 국민들이 공감할 이유는 충분하다. 우선 성과연봉제는 이미 실패가 검증된 제도이며 두 번째, 낙하산 인사로 방만·무능 경영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그런 성과연봉제를 공기업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의당이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이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 해고의 통로가 된다는 것”이라며 “저성과자 해고제가 도입되면 그것은 가족파탄이고, 대한민국 사회가 불행해지는 것입니다.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노동위원회 논평을 통해서도 금융노조의 총파업을 “정부 불법지침에 따른 쉬운해고를 막고, 낙하산 인사들로 인한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과 구조조정, 단기실적주의에 직원들을 돈벌이 경쟁으로 내모는 것을 막아 국민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바로 세우기 위함”이라고 규정했다.

    김종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의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이유 중 하나로 “양극화의 책임을 노동자들 내부 문제로 돌리려는 정부의 의도가 있다”며 “부유층에 대한 감세와 서민에 대한 간접세 증세, 부동산 부양 정책, 노동 유연화 등 정부의 부유층 편애 정책으로 인한 양극화를, 임금노동자들 사이의 임금 수준 격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호도함으로써 책임의 화살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성과주의는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얕은 꾀로 성과주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가는 국민경제 전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일방적 밀어붙이기를 중단하고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라며 노동계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득권 지키기’라는 기존의 비난만 반복하고 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고소득 엘리트계층인 공공노조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 나선다면 국민들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는 국민 생활을 볼모로 하는 파업 거두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정부여당의 ‘기득권 지키기’ 비난에 ‘국민 모두의 밥그릇을 지키는 파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공성 강화 및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공동행동 또한 “성과-퇴출제는 공공부문 민영화를 가속화시키고 전반적인 공공서비스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철도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 공공부문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득권 지키기’라는 정부여당의 비난에 대해서도 공동행동은 “소수의 ‘기득권’이 아니라 다수의 ‘기본권’을 지키는 것이다. 소수의 밥그릇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밥그릇을 지키는 싸움”이라고 반박했다 .

    앞서 전날인 22일 금융·공공부문 연쇄 총파업의 시작을 알린 공공연맹과 오는 27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공공운수노조도 금융노조 총파업지지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공공연맹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서민 피해 막기 위해 나선 금융노조 총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며 “우리 공공·금융노동자들은 노동 현장을 전쟁터로 만들고 사회공공성을 무너뜨릴 해고연봉제·강제퇴출제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도 “전국민 쉬운해고 막는 금융노조 총파업 지지한다”며 “오늘 하루 전면파업으로 금융이 마비되더라도 그것은 더 큰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한 정당한 노동3권의 행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가 시작한 총파업 투쟁을 우리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공공운수노조는 굳은 연대의 결의로 금융노조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고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