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공공서비스 질 저하로 귀결
    노광표 "당사자 동의 없는 임금체계 개편, 효과 없어"
        2016년 09월 20일 08: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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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공부문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이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문제를 넘어 국민적 대규모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선진국의 사례도 알려지면서 제도 자체의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 김부겸·이용득·강병원 의원과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공대위가 19일 공동주최한‘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무엇이 문제인가-쉬운해고와 성과주의를 중심으로’ 토론회에선 성과연봉제 선행 연구결과 등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성과연봉제가 가져올 위험 중 하나로 “공공서비스 질 저하”를 꼽았다.

    노 소장은 “민간부문과 구분되는 공공부문의 특징 중 하나는 공공부문의 생산물과 서비스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며 그 대상이 일반 국민이라는 점이다. 단기 업적주의의 병폐는 공공기관의 서비스 질 저하와 연계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컨대 “국립대 병원은 과잉진료, 고가진료로 의료 서비스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했는데, 그 원인은 의료진에 대한 과도한 성과보상이 문제였다”며 “연구전문직의 경우도 단기성과 위주의 불량한 연구 결과가 다량 생산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노 소장은 “우리는 성과연봉제가 조직 전체의 성과가 아닌 눈앞의 이익과 개인 성과만을 추구하게 되며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적은 일에는 무관심하고 업적을 둘러싼 경쟁과 한탕주의를 발생시키고 일 자체에 대한 보람을 등한시해 우수인재의 이탈도 속출하게 하는 많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연봉제가 공공에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그 목적을 경시하고 성과 자체에만 매달릴 수 있다는 우려다. 공공서비스 제공이 아닌 눈에 보이는 성과 달성을 목적으로 일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우려는 전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미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해외 사례를 봐도 자명하다.

    1987년 보수당의 총선 승리 후 성과주의가 적용된 영국의 노동자들은 이 제도로 인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노 소장의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공공서비스위원회는 “성과급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실무적인 어려움이 너무 크고 반대로 성과급에 의해 동기부여를 받는 직원이 너무 적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은 단계적으로 성과연봉제의 방식을 변경해왔으나 고과평가 조작, 부서 간 갈등 등의 문제는 여전했다. 실제 2005년 영국 가디언지는 “고용부 직원들은 구직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구해주었는지에 따라 성과평가를 받았는데, 조사 결과 고용부 직원들이 개인성과로 보고한 구직자 통계가 실제 통계보다 3분의 1이상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으며, 좋은 일자리보다는 목표 맞추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공서비스는 보편적 제공이 중요한 가치임에도 평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힘든 지역에서의 근무를 기피하거나 힘든 업무나 민원인을 외면하는 등으로 서비스의 보편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한 “왜곡된 경쟁과 협업의 파괴는 공공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안전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국민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에선 협업의 파괴는 꿈찍한 대형 사고로도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과 가장 가깝게 서비스 제공하는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 도입과 같이 임금체계과 고용조건 등 시스템 변경에 있어 공공노동자들과의 ‘우선적 협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광표 소장은 “임금체계 개편의 가장 큰 위험성은 사용자 주도의 일방성”이라며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못한 어떤 임금체계 개편도 그 효과를 얻을 수 없음은 각종 사례가 보여주는 교훈의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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