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으로 서행 KTX에 치여
    선로보수 하청노동자 2명 사망
    철도노조 등 "구의역 사고의 재판....외주화 중단하라"
        2016년 09월 14일 04:30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두 번에 걸친 경북 경주의 강력한 지진으로 전국이 충격과 불안으로 휩싸여 있던 13일 새벽 12시 48분 경 경북 김천시 모암동 경부선 김천구미역 인근 철로변에서 선로 보수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 4명이 지진으로 서행하던 KTX 열차에 치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시간은 평소에는 철도 운행이 끝난 시간이었으나 지진으로 인해 안전 등을 고려하여 철도가 정차와 서행 등을 하면서 늦게까지 운행되고 있었다. 이런 운행정보가 하청노동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지진 등으로 인해 선로 피해 점검과 보수에 대한 업부 부담은 더 가중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얼마 전 있었던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보수작업을 하던 청년 하청노동자 1명의 사망사고, 2011년 인천공항철도 하청노동자 5명 사망사고, 2003년 신태인역 하청노동자 7명 사망 사고와 거의 동일하다. 외주업체 노동자가 열차 접근 등의 운행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일하다 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자기들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노동자들이 자의적으로 일을 했다며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도 동일하다.

    철도노조는 13일 성명을 통해 “반복되는 사고, 외험의 외주화를 멈춰야 한다”며 사고 발생의 근본원인이 “공기업이 공공성보다 성과와 이윤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규인력을 줄이고 값싼 외주 인력으로 현장을 맡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중단되지 않는 한 이러한 사고는 계속 발생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인력감축과 외주화가 “시설물 유지보수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도 13일 이번 사고에 대해 “구의역 사고에서도 보았듯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가지는 정보는 다르다. 업무에 대한 정보는 있지만 안전에 대한 정보는 늘 후순위로 밀린다”며 “구의역의 KTX판”이라고 규정했다.

    또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철도에서도 많은 부분이 하청과 용역으로 철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정비업무와 작은 역사들을 외주화하는 등 사무직군보다 현장인력의 감축이 심각하게 이뤄지고 공공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주화에 대해서는 “노동자의 생명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 열차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하며 구의역 사고 이후 진상조사 등을 통해 “상시·안전 업무의 전면적인 정규직화를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시행하는 상황에서도, 중앙정부 산하의 공기업인 철도에서는 똑같은 원인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비극은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이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할지 보여주는 사고”라며 “안전한 공공서비스는 외주화를 부르는 돈벌이 실적 경쟁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9.27.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