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과 3당 대표 회담
    야당 "소통의 절벽 다시 또 느꼈다"
    정의당 "대통령의 일방적인 담화문 발표 수준의 회담"
        2016년 09월 12일 09: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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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여야 3당 지도부와 회동을 가졌으나 거의 모든 사안에 ‘불통’의 태도를 보였다고 야당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정 안보협의체, 대북 특사, 사드 국회 비준 여부는 물론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정상화,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 등 야당의 모든 제안을 거부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동 후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한 번 소통의 절벽을 느꼈다”며 “안보와 민생, 국민통합을 논의하기 보다는 대통령의 안보 강의 전달에 가까웠다. 압박으로 느낄 정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55분간 진행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회동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추가도발도 예고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올 수도 있고, 각종 테러, 국지도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이것은 북한 정권이 얼마나 무모하고 핵에 광적으로 집착하는지를 다시 한 번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단순한 협박이나 협상용이 아니라 우리를 겨냥한 현실적이고 급박한 위협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제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4차 핵실험 이후와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자위권적 차원”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하나가 되고 단단히 결속된 모습을 보일 때”라고 말했다. 또한 야당의 국회 비준 요구에 대해서도 “국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거나 비준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 야당의 사드 배치 철회 요구를 거부했다.

    박 대통령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야 한다는 야당 대표들의 주문도 배척했다. 박 대통령은 추미애 대표의 대북 특사 파견 요구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북한은 우리와 대화하는 중에도 핵 고도화만 고려한다”고 반대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여·야·정 안보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 또한 “안보는 여야가 함께 논의할 성질의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책임지고 끌고 가는 것이고 대통령이 여야에 협조를 구할 대상”이라며 “여야정 안보협의체 제안은 거부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경제 규모가 세계 13위에서 11위로 올라섰고 최근 선-후진국 모두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임에도 우리만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우리 경제의 성과에 대해서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부러워할만한 것”이라고 낙관했다.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에 관해서도 “특별수사팀에서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한 정상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특별법의 취지와 재정, 사회적 부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일본 정부가 연일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면서 이면합의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선 “정치권이 일본의 언론플레이에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간담회에서 “사드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박지원 원내대표께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라고 다그치듯이 먼저 물었고, 저에게도 똑같이 물었다”며 “이 사안은 군사 사안이 아니고 본질은 외교 사안이며, 군사적으로 사드는 핵을 막을 수 없는 백해무익한 것이고, 외교적으로도 지정학적으로 우리가 민감한 지역에서 미국이냐 중국이냐, 미중간의 문제인 것이다. 미중간의 외교적 사안을 우리가 먼저 예스냐 노냐 할 필요가 없다고 명백하게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많이 둘러싸여 계셔서 민생이나 이런 데 대한 위기감, 절박함에 대한 현실인식이 아직 굉장히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접근 등과 관련해 대안을 내놓으라고 해서 “우리는 ‘이미 대안을 냈습니다. 자꾸 안내셨다고 하는데 그게 외교고 그게 평화교류협력입니다. 그래서 자꾸 야당을 불순세력으로 몰아가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사드 문제는 거듭 국회로 보내주시면 비준동의안을 당장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국회에서 사드대책특위를 구성해서 정부는 왜 배치를 하려고 하고, 여당은 왜 찬성하고, 야당은 왜 반대하는지 공론화를 하면 국민 여론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론화 시키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고 했다”고 전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회동 결과에 대해 “대통령의 일방적인 담화문 발표와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며 “남은 것은 여야 대표들을 모아놓고 찍은 사진 뿐”이라고 질타했다. 정의당은 원내 교섭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날 회동에서 배제됐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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