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사태, 뭣이 중한디?"
    김종대, 정부 태도와 안보무능 질타
        2016년 09월 12일 02: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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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불능’이라고 한 것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방향도 없이 감정적으로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김종대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사태? 뭣이 중한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금이 왜 비상사태인지, 근거가 없습니다. 딱히 북한에 대해 조치할 만한 것도 없습니다. 정작 비상사태는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는 데 그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차 핵실험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다가 지방에 내려간 국무위원들이 모이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그런데 그 ‘비상’의 내용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이 비장한 선언은 공허한 외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이 김정은의 정신상태를 거론하며 ‘국론 분열세력과 불순세력을 철저히 감시하라’고 한 것에 대해선 “그 의도가 뭔지도 아리송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있던 9일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부에 우리 정부의 안보 무능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페이스북 글에도 이러한 우려를 표하며 “북한이 핵 실험을 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어떤 내용을 실험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전문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지난 4차 핵실험에 이어 이번 핵실험이 과연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해서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한 것인가, 만일 그것이 성공한 것이라면 핵탄두 소형화가 더 앞당겨진 것 아닌가, 라는 판단에 있습니다. 이걸 판단하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추출하는 5MWe 흑연감속 원자로의 가동상태와 삼중수소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리튬6를 광산에서 채굴했는가 여부가 중요합니다. 핵 실험 하나만 볼 것이 하나라 핵 관련 활동 전체를 종합해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시기 판단의 기초가 되는 전략정보의 핵심사항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민국 국방부 장관은 9일 국방위 전체회의 질의에서 “리튬이 뭔지, 삼중수소가 뭔지 아예 알아듣질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걸 왜 묻는지 ‘질문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하다가 재차 질문하니까 ‘그건 실무 수준에서 파악해야 할 문제’라며 자신이 왜 그런 걸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정밀분석을 해 봐야 안다’고 대충 넘어가는 겁니다. 지난 4차 핵실험을 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정밀분석이 안 되는데 이번에는 정밀분석이 된다는 그 어떤 보장도 없습니다”라며 국방부 반응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한 거지 자세한 알아서 뭘 할 거냐’는 식입니다. 그냥 ‘우리는 북한 핵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고백하는 게 낮지 계속 뭘 빙빙 돌려 이야기하는데 신뢰할 만한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이 분들이 북한 핵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나 한지, 도무지 모를 지경입니다. 합동참모본부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정보를 장관에게 제대로 보고하는지 조차 의심이 듭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함께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안보의 모든 걸 미국에 의존하는 나라가 어떤 군사적 수단으로 그런 고차원적 개념을 실현할 수 있습니까?”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핵 실험하는 것도 까맣게 모르는데 어떻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한다는 징후를 파악하고 사전에 선제공격을 합니까? 이건 말 뿐입니다. 설령 된다하더라도 우리의 국방획득체계는 이 핑계 저 핑계로 만만디입니다. 내년도 국방예산이 3% 증가에 그칠 전망입니다. 참여정부 증가율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그런데 육·해·공군이 사달라는 무기는 왜 이렇게 많은지, 그 많은 무기 소요를 전부 중기국방계획에 반영해 놓고 북한 핵 미사일에 대한 대비에 재원을 집중한다? 조직의 이익을 추종하는 한국 군사관료주의는 그마저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군사력 건설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전략무기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북한에서나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전략적 공세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하게 버릴 건 버리고 집중을 했습니다”며 “그런데 우리는 백화점식으로 다 벌여놓고 너절너절하게 국방을 운영하기 때문에 절대 북한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개혁이 불가능한 품질 불량의 군대가 어떻게 작전술을 혁신하겠습니까? 게다가 방산비리는요?”라고 반문했다.

    핵무장론이 국제사회에서 용인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정부의 현 국방비 규모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새누리당 내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김종대 의원은 “이성의 언어가 아니라 감성의 언어라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한반도 전장 상황이라는 것이 무슨 무기 체계를 도입한다고 해서 불안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상하게 뭘 도입하면 할수록 더 공백이 보이고 빈틈이 두드러져 안전에 대한 수요는 무한대로 확장될 것입니다. 그 때마다 더 센 것, 더 새로운 것에 대한 중독증이 독버섯처럼 퍼져서 극단화된 논리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돈이 들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 전쟁을 억제하는 위기관리 장치. 바로 예방외교(preventive diplomacy)입니다. 바로 이성의 언어지요. 외교와 결합된 군사정책이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군사담론이라 하더라도 모래 위의 성이다. 우리에게 결여된 것이지요”하며 “외교 담론은 정체되어 있고 군사담론만 나오는 지금은 언어의 성찬입니다. 저는 이게 더 불안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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