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장 개회사 공방
    "파동의 주역은 우병우"
    추혜선 "새누리, 동물국회로 회귀"
        2016년 09월 02일 1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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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을 비판하고 공수처 신설,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국회 의사일정 전체를 보이콧하고 밤새 의장실을 점거, 의장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있다.

    야당은 조속한 의사일정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여당의 이 같은 초강경 대응이 우병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국면전환용’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 의장이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의 소통 문제 등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은 사드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회의장이 반대하는데 왜 사드배치를 강행하려고 하느냐 물으면 우리 대통령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나”라며 “국회의장이 국익을 해치는 망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가 국민의 뜻인가. 궤변 늘어놓지 말라”며 “국회의장으로서 사리분별이 있는 분인지 우리를 정략적 농락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부 정책 기조에 대한 짧은 입장을 두고 ‘정치 테러’라는 확대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세균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서 새누리당의 의석에서 어떤 반응 예측했었다”며 “새누리당이 이렇게 반발할 것이고 추경이 당연히 처리되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계산된 도박이었다. 민생을 볼모로 잡고 국회를 인질로 잡고 그리고 예상되는 피해 감안한 정치테러”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거취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여당의 이러한 초강경 대응이 ‘우병우 논란’의 국면전환을 위한 꼼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한 새누리당에 대해 “우병우, 우자에 경기를 하면서 정기국회 첫 날부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린 새누리당의 무모함과 무책임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며 “우병우를 지키기 위해서 국회를 뛰쳐나가고 우병우를 사수하기 위해서 민생을 종잇장처럼 버리나”라고 비판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개원식 파동의 주역은 단연 우병우 수석이다. 우병우 수석을 살리겠다고 추경도 민생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우병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추경도, 민생도 포기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에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비판하며 “야당 예행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그만 아무 조건 없이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 또한 이날 국회 브리핑을 내고 “우병우 수석의 사퇴는 새누리당의 정진석 대표를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이 주장한 바 있다”며 “입법부 수장이 정부의 실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가 정부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추 대변인은 “한밤중에 의장실을 점거하며 의장 사퇴를 요구하고, 애꿎은 경호원의 멱살까지 잡는 행태는 이전의 동물국회로 돌아가려는 과거 회귀본능”이라며 “새누리당이 오만 몽니를 다 부려가며 관철시킨 추경안을 우병우와 사드 한 마디에 걷어 차버리는 것은 스스로 떠들던 민생 같은 것은 애초에 허울뿐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도 대통령이나 총리의 시정연설 등 많은 연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듣지만 그 내용이 새누리당 주장과 유사할 때도 존중을 해서 경청을 했다”며 여당의 국회의장실 점거, 사퇴결의안 발의 등의 행태에 대해 거론하며 “이것은 대단히 여당답지 못한 행동이다. 야당 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꼬집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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