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특조위 3차 청문회,
    핵심증인과 참고인 대다수 불참
    제주해군기지 철근 과다하게 실려 복원력 잃었다는 분석도
        2016년 09월 02일 09: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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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3차 청문회는 특조위가 출석을 요구한 증인과 참고인 대다수가 불참한 채로 진행됐다.

    특조위는 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이날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3차 청문회를 개최했다. 특조위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강신명 전 경찰청장, 길환영 전 KBS 대표이사 등 증인 39명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김주언 KBS 이사, 장병수 언딘 이사 등 참고인 29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해경 경비안전국장과 해군 해난구조대장 등 해경·해군 관계자는 물론 세월호 1등 항해사, 청해진해운 물류팀장 등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이번 세월호 3차 청문회는 정부의 예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이뤄졌다. 정부가 특조위의 조사활동 기간이 끝났다는 통보하면서 예산을 삭감해버렸기 때문이다.

    핵심 증인과 참고인들이 청문회에 불참한 것 또한 정부의 ‘특조위 죽이기’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이 청문회에 대해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특조위는 조사활동 기간이 지난 6월 30일 종료됐기 때문에 청문회를 개최할 수 없다”며 법적 근거가 없음을 주장했다.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과 참고인들도 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앞장서 제공한 셈이다.

    세월호 CCTV 영상저장장치 은폐 의혹 제기
    “참사 당일 선내 영상, 정부는 왜 은밀히 수거했나”

    오전 청문회에선 세월호 참사 당시 선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CCTV 영상기록장치인 DVR(Digital Video Recorder)을 정부가 은밀하게 수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류희인 특조위원은 “정부가 참사 당시 선체 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DVR 장치를 두 달이 지나서야 확보했다”라며 “두 달이 지난 후에야 DVR을 수거한 이유, 당일 누구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아서 DVR 수거작업을 진행했는지, 왜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은밀히 수거했는지 관련자에게 물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은 “선내 CCTV 화면 작동시간과 영상 기록 장치의 파일 기록이 불일치한다”며 DVR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조위가 복구한 DVR 기록 시간은 오전 8시 32분이지만 실제 발생시간은 8시46분이다.

    세월호 영상기기를 제작한 신현철 엔에스뷰 대표는 배가 기운 뒤 영상이 저장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해 “CCTV 화면이 재생되고 있다면 DVR 장치도 계속 작동되고 있어야 한다”면서 “데이터를 제대로 복원하지 못했거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조위가 출석을 요구한 이춘재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장진홍 해군 해난구조대장은 불참했다. 장진홍 대장은 세월호 참사 두 달 후 이춘재 국장이 DVR을 수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DVR 수거작업을 지시한 인물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쓰일 철근 과적해 복원력 잃어 ‘참사’”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항할 때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쓰이는 철근이 과다하게 실린 탓에 복원력을 잃어 참사가 일어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의 복원력이란 배가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원상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장완익 특조위원은 “2012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되는 시기에 물동량이 많아질 것을 예상한 청해진 해운이 건설자재 운송을 늘려 실적도 상향되고 매출 목표에도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증축·개조 과정에서 복원력이 나빠졌음에도 평소보다 많은 화물을 실은 채 고박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지적이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상갑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특조위의 화물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 발생 당시 세월호의 화물 적재 위치와 고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선박 복원성에 악영향을 줄만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세월호에 적재된 화물의 적재 위치와 총중량 등을 조사해 급선회와 침몰 시뮬레이션을 한국해양대학교와 실시했고, 그 결과 참사 당일 화물 적재 상황이 세월호의 복원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특조위는 세월호 선박의 최대 적재량은 987t이지만 참사 당시엔 그보다 많은 1228t의 화물이 과적됐다고 밝힌 바 있다.

    장 특조위원은 “해군을 통해 세월호에 적재된 화물과 최종 운송처 등에 대해 조사하고자 공사일지 등을 요청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증인으로 소환한 해군 관계자는 불출석 사유를 소명하지 않은 채 불출석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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