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추경 처리 합의
더민주, 뒤늦게 2당 비난
'선 추경 - 후 청문회' 합의가 발목
    2016년 08월 26일 05: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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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여당에 끌려 다니기만 하는 협상 결과를 내놓아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그 탓을 돌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여당 최고 지도부로서 위신을 지켜주기 바란다. 청와대와 이정현 대표 눈치만 보다가 페이스북으로 도망치는 것이 여당 원내 대표의 처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25일 추경 처리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한 서별관회의 청문회 출석을 막아내는 합의를 이끌어낸 후 “다리 뻗고 꿀잠을 잘 수 있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여야3당은 추경 처리와 연계했던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핵심증인으로 최 전 부총리 등의 출석 대신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출석하는 백남기 청문회를 개최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이날 여야 합의는 여소야대 20대 국회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추경 카드’를 쥐고도 최 전 부총리 등의 증인 채택도,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특검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퇴임한 경찰청장이 출석하는 백남기 청문회 개최 하나를 얻어낸 셈이다.

그러나 더민주는 제1야당으로서의 무능과 실책을 소수야당인 국민의당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더민주가 수차례 지적받던 정체성 문제를 끄집어내며, 국민의당에 새누리당보다도 높은 수위의 비난을 쏟아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야권공조를 허무는 것이 호남 민심인가. 되도 않는 조정자 콤플렉스는 그만 벗어라”라며 “우리가 국민의당에 할 말이 없어서 입 다물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 원내대변인은 “추경만 끝나면 다인가. 세월호는 어쩔 것인가. 백남기 농민 사건, 어버이연합 사건은 어찌 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길 바란다”면서 “사드 반대 표명하듯 국민과 야권 지지자들의 물음에 명확히 답변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어 “야권의 우당으로 남아 공조를 유지할 것인지, 회색지대에 남아서 새누리당의 편을 들 것인지 선택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이 완전히 패배한 합의가 나오는 데에는 더민주의 실책이 크다. 2야당이 백남기청문회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을 추경 협상에서 배제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지만,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한 여야3당 회동에서의 ‘선 추경, 후 청문회’ 합의가 불씨를 당겼다고 볼 수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선 청문회, 후 추경’를 주장했으나 더민주와 정 의장이 이를 반대하며 ‘선 추경, 후 청문회’를 주장했다며 우회적으로 더민주를 비판한 바도 있다. 이후 여당은 ‘선 추경, 후 청문회’ 합의안을 야당을 압박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더민주의 이 같은 발언이 당 내부 무마용으로 보이긴 하지만 동료 야당에 대한 배려와 예의에 벗어난 발언이다. 더민주가 동료 야당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정치구도는 3당 체제”라며 “더민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버리고 하루속히 추경 합의 이후 당내 후유증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맞섰다.

한편 세월호특별법 개정, 특검을 요구하며 열흘 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전히 더민주에게 명확한 대답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더민주에 ‘특별법 개정과 진상규명을 위한 구체적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며 ▲9월 내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구체적인 방안 ▲특검안에 대한 직권상정 등 9월 본회의 특검 의결 계획 ▲위 2가지 안이 처리되지 않는 한 별도 협의체 구성은 할 수 없다 ▲정부의 세월호 특조위 강제 종료에 대한 책임 규명 ▲이에 대한 차기 신임지도부의 공식적 입장 표명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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