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
    "백남기 병문안, 약속하기 어렵다"
    더민주 '백남기 청문회'로 규정?....음주운전 추궁에 초점
        2016년 08월 19일 07: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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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가 19일 백남기 농민을 병문안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약속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이날까지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소신 있는 경찰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 자리에서 백남기 어르신의 방문을 간다고 약속해 줄 수 있나”라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개인의 입장이 아니고 현 (강신명) 경찰청장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끝나고 잘못된 부분이 밝혀지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호 의원이 “위로 방문 정도라면 전 경찰청장에게 불이익은 없지 않나. 이 정도도 약속하지 못하면 소신 있는 경찰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재차 백남기 농민 병문안을 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제 개인적 소신 외에 현 청장 문제가 있다”며 백남기 농민 병문안에 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는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강신명 경찰청장과 마찬가지로 경찰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과 관련해 가족들과 시민사회계는 수차례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으나,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책임자인 강신명 경찰청장은 8월 22일자로 퇴임을 앞두곤 향후 정계 진출의 뜻을 밝혔다.

    김영진 더민주 의원은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가 달라고 했으나 아직까지 진행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강신명 청장은 검찰의 수사가 결정되는 대로 법과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철성 내정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내정자는 “경찰의 집회시위 관리과정에서 농민 한 분이 위해를 당하고 쓰러진 데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린다”면서도 “현 청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서 고소고발된 부분이 있고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사법부 판단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다만 “검찰 수사 결과 경찰의 잘못된 부분이 밝혀진다면 제가 사과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영진 의원은 “이 사건을 다른 일반 사건처럼 조속히 조사하고 처리했다면 안행위 차원에서 갑론을박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이철성 인사청문회를 ‘백남기 청문회’로 규정… 실상은?

    백남기 농민 사건은 더민주가 이날 인사청문회를 ‘백남기 농민 청문회’로 명명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청문회의 주요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청문회 대부분이 23년 전 이 내정자에 대한 음주운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집회시위에서 행해진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입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의지’, ‘사법부 판단과는 별개로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사과 요구’ 등 야당은 이러한 핵심적 약속도 받아내지 못했다.

    앞서 야3당은 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 등 8개 사항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여야3당 협상에서 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에 대한 새누리당의 합의하지 않은 채 이날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백남기 청문회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두 청문회가 별개의 사안인데다 여당이 백남기 청문회를 극도로 꺼리고 있어 향후 백남기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청문회 개최가 성사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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