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시나리오
직장폐쇄‧용역경비, 이젠 공권력 투입?
시민사회 "경총의 공권력 요청은 불법 당사자 비호"
    2016년 08월 09일 04: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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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이 불법적 직장폐쇄와 용역경비 투입에 이어 정부에 공권력 투입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갑을오토텍과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동계는 물론 금융‧환경‧여성‧인권‧언론‧학계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는 “용역과 경찰력을 투입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510여개 각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9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을오토텍 사태의 평화적 해결과 상생을 위한 대화를 호소한다”며 공권력 투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직장폐쇄를 감행한 갑을오토텍은 지난 1일 용역경비까지 투입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갑을오토텍지회에 의해 공개된 ‘Q-P전략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면 파업 또한 사측의 계획 하에 유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문건의 대략적인 내용은 ‘노조 파괴를 위한 용병 투입→대체생산 경로 확보→파업 유도→직장폐쇄와 선별복귀 유도→단체협약 전면 개악→대량징계를 통한 심리 위축→징계조합원 복지 축소를 통한 제2노조 가입 유도’ 등이다.

파업과 직장폐쇄, 용역경비 투입에 이어 ‘공권력 투입 요구’까지 이 일련의 과정이 모두 갑을오토텍의 민주노조 파괴를 위한 치밀한 계획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사측은 이날까지도 용역경비를 배치해 공장에 있는 노조와 대치하고 있다. 만약 사측과 경총의 요구대로 공권력 투입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지난해 벌어진 유혈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갑을

갑을 공권력과 용역 투입 반대 기자회견(사진=유하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회견에서 “현재 갑을오토텍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조합과 사측으로부터 동원된 용역 간의 대치상황은 공권력을 투입하여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공권력이 이런 일에 일방적으로 악용돼서도 안 된다”며 “경총의 공권력 투입 의견은 불법 당사자인 갑을오토텍을 비호하는 상식 밖의 주장”이라고 규탄했다.

염형철 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갑을오토텍 사태는 노동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권 침해의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라며 “(갑을오토텍에) 엄격한 사회적 비판과 법적 제재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가 공권력 투입 요구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회견에 참석한 갑을오토텍 노동자의 가족은 호소문을 통해 “작년처럼 피투성이로 실려가지 않을까, 회사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공권력 동원하려 하고, 이러다 또 다시 경찰들에게 사지가 붙들려 비참하게 끌려나오는 건 아닐까 불안해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다”며 “저희 가족과 남편의 바람은 일한 만큼 정당하게 대우받는 살만한 일터로 만들겠다는 것 뿐이다. 이제 갓 입사한 젊은이에게 자신이 겪은 비인간적 대우, 불공정한 처사를 돌려주고 싶지 않은 것 뿐”이라며 공권력 투입을 막을 수 있도록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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