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앞장서서
중국 언론과 야당 방중단 비난
심상정 "청와대, 좌충우돌 넘어 이판사판 외교"
    2016년 08월 08일 05: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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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방중과 중국 관영매체의 한국 정부에 대한 보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서면서 정치·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사드 정국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중국 매체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더민주 방중단에 대해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민을 대신해서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고 외교적으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정부가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을 방문해서 얽힌 문제를 풀겠다고 하는 것은 그동안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또한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사드 배치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황당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에 가장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당 또한 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중국의 관영매체를 겨냥한 듯 “최근 사드 배치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국내외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어서 우려스럽다”고도 지적했다.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잇따라 중국 매체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는 것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한중관계를 더 악화시킨다는 비판이 줄을 잇는다. 더욱이 야당의 방중 계획까지도 개입하고 나서면서 사드 정국을 둘러싼 국내외 정치권은 원색적 비난들만 오가는 ‘감정싸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더민주 방중단에 대해 새누리당이 이날 낸 브리핑과 논평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누리당은 더민주에 대해 ‘아마추어’, ‘신중국사대주의’, ‘자격 없는 국회의원’, ‘비상식적 집단행동’ 등의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 왜곡’이라는 말까지 동원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294명’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정부가 하는 일에는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청개구리식 인식만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들이 가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중에 대해 “이들이 중국에서 들고 올 것은 중국의 사드 반대 윤허밖에 없을 것이다. 의원외교를 위장한 신중국사대주의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직무를 행하겠다는 선서를 중국에 갖다 바친 이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명연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초선의원들의 비상식적인 집단행동은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소영웅심에 도취한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방중은 본말이 전도된 중국의 사실 왜곡을 용인해주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불보듯 뻔한 방문일 뿐”이라며 더민주 방중단은 물론 중국 관영매체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정부여당과 더민주의 ‘사드 주도권 싸움’, 길 잃은 외교정책…
두 야당, 사드 논의 본질 흐릴까 우려

국민의당과 정부는 정부의 공개적인 중국 측 비판과 더민주 방중 계획에 대한 개입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더민주 방중 계획으로 확대된 이번 논란이 자칫 정국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쟁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의당은 야3당이 합의한 사드 특위에 새누리당이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여론이 사드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 포괄적인 환경평가부터 우선해야 한다는 것인데, 사드 정국을 ‘정쟁’ 아닌 ‘논의’로 풀자는 취지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에서 “국회가 하루 빨리 포괄안보영향평가 특위를 꾸려서, 철저한 검증과 책임 있는 수습에 나서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국회 특위가 사드해법의 유일한 출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정략적 의도로 특위를 또 걷어찬다면 사드가 이 정권을 침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 상임대표는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부터 ‘외부세력’, ‘사대외교’ 등 정부의 연이은 입장 발표에 대해 “완전히 길을 잃었다. 종합적 대책마련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설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종북이니, 괴담이니 하며 겁박하더니, 야당을 상대로는 사대매국 운운하며 정쟁으로 몰고 간다. 급기야 청와대는 외교적 관례를 깨고 중국을 상대로 원색적 비판을 쏟아냈다. 좌충우돌을 넘어 이판사판 외교”라고 질타했다.

이어 “‘무엇을 위한 사드인가’라는 국민들의 의구심을 이 정부가 조금도 풀어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더민주 방중 등 야당의 사드 저지 행보를 비난하는 정부를 겨냥해 “박근혜 정부가 사드 문제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 명백해진 상황에서 국회가 마냥 뒷짐 지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맞섰다.

다만 사드에 관해 여전히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방중단을 꾸린 더민주에 대해서도 “제1야당 민주당도 야3당이 합의한 특위 성사에 당력을 집중해달라”며 “논점을 흐리고 비본질적 문제로 정쟁에 말려드는 일을 경계하면서 진짜안보와 국익을 위한 사드 배치 재검토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정치적 혼란을 뒤로 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유일한 대북정책이었던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대북제재 마저도 힘을 완전히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 상임대표는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의 보복조치, 대북공조 균열 등을 언급하며 “북핵 대응 수단이라는 사드가 오히려 북한의 핵 개발을 도와주는 역설을 지켜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고, 정의당 외교안보부 본부장인 김종대 의원 또한 “사드 배치 결정은 이 정부 내에서도 북한에 대한 극단적 군사주의자들이 정부의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압도해버린 국정난맥의 백미”라며 “이번 사드 결정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공조에 균열을 가하면서 우리의 북한 비핵화정책이 고립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우려했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또한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중국언론에 대한 청와대의 공개 비판에 대해 “청와대가 나설 때 나서야지, 지금 중국의 관영매체나 언론보도에 극심한 비난을 하면 결국 중국 정부와 ‘한판 하자’는 선전포고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제 사드 배치의 본말은 없어지고 한중 정부 간의 대결, 한중 양국 국민 간의 감정 싸움이 본격적으로 된다고 하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국익에 나타나는가, 청와대는 잘 알아야 한다. 외교를 망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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