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해와 치유 가로막는
    한일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출범
    “할머니들의 자기 선택권과 결정권 무시”
        2016년 07월 28일 08: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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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정부 합의에 따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할머니들의 자기 선택권과 결정권을 무시한 재단설립은 불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 소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함에도 그것(재단 설립)을 밀어붙이는 것은 정부가 현 정권에 이것을 하나의 성과로 가지고 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28일 합의한 이후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하지 못한 것을 했다’고 자화자찬했는데, 역대 정권도 많이 노력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원하는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해.치유재단 현판식 모습(사진=통일뉴스)

    앞서 지난 22일 외교부 당국자는 개별 거주 피해자와 위안부 지원 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거주 중인 피해자들이 재단 발족과 관련해 피해자 대부분이 조기 재단 설립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안 소장은 외교부 당국자가 전한 피해자들의 조기 재단 설립 요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안 소장은 “대부분 피해자들이 (지난해 위안부 합의와 재단 설립을) 반대하는데, (재단에서 하는) 피해자들을 위한다는 말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 누구를 위한 재단인지 설득력도 없다”면서 “예를 들면 어제(27일) 재단 초대식사 자리에 대부분 피해자들이 참석을 하지 않은 것만 봐도 다수가 재단 설립을 바란다는 것을 동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재단은 일본 정부가 정부 예산으로 출연하는 10억엔을 기반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피해자 단체도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전제하지 않은 기금은 받아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안 소장은 “할머니들이 원치 않는 재단 설립이기 때문에 일본 출연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10억 엔은 우리나라 돈으로 107억 원 정도 되는데 우리의 경제 규모로 봤을 때 자국민이 충분히 낼 수 있는 돈이다. 할머니들이 원하는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포함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이 때문에 일본이 출연하는 기금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역시 합의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 기금을 재단에 전달하지 않고 있다.

    안 소장은 “정부가 급하게 합의를 하다 보니까 일본 정부도 (기금을 출연하는 데에) 한국 정부가 피해자를 설득하겠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그게 안 되고 있지 않나. 피해자분들이 25일 날 정부청사 앞에서 분명하게 반대성명서를 냈다”며 “그런 입장에서 일본에서 과연 10억 엔이 출연될까 하는 것도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화해·치유재단 출범식과 제1차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순화동에 있는 재단 사무실 앞에선 청년·대학생 단체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재단 설립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공식 인정하는 것이고 할머니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정치적 폭력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좋은대한민국만들기 대학생운동본부는 “치유와 화해는 피해자들이 수용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며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진정한 사죄와 해결로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법적 배상, 진상규명 및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한 재협상에 나서야할 것”이라고도 촉구했다.

    재단은 형식상 여성가족부 소속으로 이사장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심규선 동아일보 대기자, 이정심 여가부 권익증진국장,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 등이 이사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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