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효장' '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 외
        2016년 07월 22일 06: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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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장> – 청나라를 일으킨 몽골 여인

    멍자오신 (지은이) | 노만수 (옮긴이) | 앨피

    효장

    한국에 최초로 소개되는 효장태후의 전 생애

    16~17세기 중국 대륙에서 각축을 벌이던 만주족·몽골족·한족의 흥망성쇠를 배경으로 남편과 아들에 이어 손자까지 황위에 올린 담대한 몽골 여인 ‘효장’의 일생을 다룬 평전. 청사淸史, 몽골사에 대한 기본 사료는 물론이고, 현대 학자들의 최신 연구 성과까지 촘촘히 반영한 원로 역사학자의 진실한 전기물이다.

    만주족 대청제국 133년간의 강건성세康乾盛世를 열어젖힌 강희제는 왜 자신의 모든 공적을 할머니에게로 돌렸는가? 사후 30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중화권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시동생 도르곤과의 사랑 ‘태후하가설’의 진실은 무엇인가? ‘강산을 미인과 바꾸고, 미인은 강산을 지킨다’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중국사 최전성기를 열어젖힌 몽골 여인

    276년 청나라 역사의 처음과 끝에는 두 명의 여인이 있다. 저 유명한 서태후가 청을 멸망으로 이끈 ‘망국’ 태후라면, 이 책의 주인공 효장은 청나라의 성립과 흥성에 기여한 ‘흥국’ 태후로 추앙받는다. 서태후가 함풍제·동치제·광서제·선통제와 관련이 있다면, 효장태후는 청태종·순치제·강희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청태조 누르하치를 제외한 11명의 청나라 황제 중 3분의 2가 넘는 황제들이 이 두 명의 여인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도서와 영화, 드라마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널리 ‘악명’을 떨친 서태후와 달리, 효장태후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화권 드라마 애청자들에게 효장은 결코 낯설지 않은 역사 인물이다. 무엇보다, 청나라 군대를 이끌고 명나라의 난공불락 요새이자 마지막 보루인 산해관을 뚫은 ‘난세의 영웅’ 도르곤과의 염문설 때문이다. 13세에 청태종 홍타이지와 정략결혼하여 만주족 영웅 누르하치의 며느리가 된 이민족 여인이 아들 순치제를 먼저 보내고 손자 강희제를 청나라 최고의 성군으로 만든 스토리는 그 자체로 대하사극의 훌륭한 이야깃거리임이 분명하다.

    청나라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기회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청나라의 강건성세 시기를 “미래 중국의 모델”로 제시했다. 강희제-옹정제-건륭제에 이르는 이 130여 년간, 청나라는 영토의 광활함뿐만 아니라 군사력·경제력·문화력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 중국사의 최전성기를 이끈 만주족 뒤에 ‘부무부타이’라는 이름의 몽골 여인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중국에서 효장태후는 ‘현명함, 지혜, 인애, 자신보다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대청제국을 일으켜 세운 청나라의 ‘흥국 태후’로 추앙받는 인물이지만, 한국에는 지금까지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번역, 소개되는 효장태후의 전 생애는, 무엇보다 청나라의 역사를 좀 더 폭넓은 시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첫머리가 될 수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야사 뒤에 감춰진 ‘흥국’ 태후의 진실

    이 책의 저자인 청사 연구의 대가 멍자오신孟昭信은 전통시대 이래 야사나 연의를 통해서만 전해진 효장태후의 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자 이 책을 지었다고 밝혔다. 민간에 사생활이나 흥미 위주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전파되어 효장에 대한 진실이 온전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전히 그녀는 막후에서 청나라 조정을 쥐락펴락한 냉혹한 권력가, 혹은 시동생 도르곤과 결혼한 부도덕한 패륜녀 이미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형편이다. 저자는 효장태후가 몽골 초원의 소녀에서 후금 황실의 며느리로 시집간 후, 후궁에서 황태후, 황태후에서 태황태후가 되어 가는 과정을 청나라 초기 역사에 대한 방대한 1차 사료와 기존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객관적 입장에서 소상하게 정리하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효장태후가 중국사에서 그 어떤 여인보다 훌륭한 여성 정치가이자 성공적인 인생을 산 여인이었음을 평전 형식으로 전해 준다.

    말갈, 여진, 만주, 한족을 아우른 ‘몽골 제일의 미녀’

    훗날 모택동은 효장을 “청나라 제일의 여인”이라고 치켜세웠다. 재주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호르친 초원으로부터 날아든 옥처럼 부드럽고 윤기가 찬란한 오색나비”라고 묘사될 정도로 미모도 뛰어났다고 한다. 실제로 그녀는 홍타이지 곁에서 ‘대청의 여자 제갈량’ 노릇을 했다. 동북방 변경의 일개 오랑캐로 불리면서 고구려와 발해를 세웠던 말갈족 그리고 그들의 후손인 여진족(만주족)이 산해관을 넘어 광활한 중국 대륙을 점령하고 300여 년간 군림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몽골 제일의 미녀이자 중국 제일의 여성 지낭智囊 ’ 효장태후의 역할이 그만큼 절대적이었다. 이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의 일생이 청나라라는 새로운 나라의 개창 및 융성과 어떻게 연결되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 저자와 옮긴이의 상세한 설명 그리고 책 뒤의 <효장문황후 연표>가 소상히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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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혐오의 원인과 해방의 전망> –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노라 칼린 | 콜린 윌슨 (지은이) | 이승민 | 이진화 (옮긴이) | 책갈피

    동성애 혐오의 ...

    오늘날 동성애자는 사회 곳곳에서 차별을 겪고 온갖 편견에 시달린다. 동성애자는 성적 지향이 밝혀지면 폭언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진학.취업.승진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그래서 우울증이나 자살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고, 특히 청소년 동성애자의 자살 시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언론은 동성애가 ‘퇴폐적이고 변태적이며 에이즈 확산의 주범’이라는 식으로 차별을 부추긴다.

    그런데 정말 동성애는 문제일까? 동성애자는 인류 역사 내내 억압받고 차별 당했을까?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원시사회에서 현대까지 성에 대한 인류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고 동성애자 억압이 자본주의와 매우 깊은 관계가 있음을 밝힌다. 동성애자 해방운동의 실패와 성공 경험 등 풍부하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동성애자 해방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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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과 발달을 돕는 초등 평가 혁신>

    한희정 | 신은희 | 김해경 | 손유미 | 오정희 | 이선애 | 최혜영 | 홍순희 (지은이) | 맘에드림

    초등평가혁신

    한국의 교육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혁신학교에서 지난 5~6년 동안 초등학생 성장과 발달을 돕는 평가를 실천해온, 현장 교사 8명이 자신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 결실을 담았다. 저자들은 공교육은 가르침과 배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적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에 목표가 있으며, 바로 그러한 잠재적 능력과 실제 능력 사이의 차이인 근접발달영역을 창출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는 관점을 이론적으로, 실천적으로 일관되게 전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저자들은 과감하게 ‘진단평가’를 ‘진단활동’으로 대체하고, 아이들의 잠재력을 서술하고, 발전 방식에 대해 학부모와 함께 모색하는 평가 혁신의 여러 사례들을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평가는 시험이 아니며 교육과정과 수업의 연장으로서 아이들의 잠재력을 측정하고 적절한 조언을 제공한다는 원래의 목표를 되살리는 첫걸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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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 – 삶이 이야기가 되는 365일 글쓰기 수업

    수전 티베르기앵 (지은이) | 김성훈 (옮긴이) | 책세상

    글쓰는 삶을 위한 일년

    여러 매체에 단편소설과 칼럼을 기고하고 에세이집과 회고록을 펴냈으며, 유럽과 미국 전역의 다양한 글쓰기 워크숍에서 작가 지망생들을 지도한 이력을 갖고 있는 저자가 15년 동안의 교육 경험에서 선별한 12개의 강의를 토대로 구성한 것이다. 다양한 장르와 작법에 대한 설명과 최고의 작가들이 쓴 작품의 인용, 스스로 풀어볼 수 있는 연습문제를 적절히 배치해 글쓰기에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먼저 글 쓰는 삶의 첫걸음이자 토대인 일기 쓰기에서 출발해, 실제로 있었던 일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는 퍼스널에세이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호소하는 오피니언에세이, 여행지에서의 강렬한 경험을 담은 여행에세이로 나아간다. 허구의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야기로서 단편소설의 구조와 요소, 최근 트렌드로 부상한 초단편소설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픽션과 논픽션에서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 사건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대화문의 역할을 분석하고, 인류가 오랫동안 전승해온 원초적인 이야기로서 설화와 동화 등을 다루기도 한다. 산문시와 시적 산문을 통해 정제하고 연마하는 문장의 아름다움을 역설하는가 하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창으로서 회고록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탐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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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리플레이> – 과학 선생들의 현실 탐구

    가치를꿈꾸는과학교사모임 (엮은이) | 양철북

    과학 리플레이

    4대강, 맞춤아기, 반도체 공정, 세균과 항생제, 송전탑 등 10가지 최신 사회 이슈를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과학 교사답게 쉽고 조곤조곤하게, 깊고 풍부하게 풀어 가면서 쟁점을 여러 각도에서 균형 있게 살펴, 현대 과학에 대한 가치 판단의 기준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책은 각 장마다 우화, 콩트, 기사 등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각 주제들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이웃 이야기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학교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제격이다. 과학 지식을 많이 안다고 잘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모든 일에 있어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하려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따져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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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운 배>

    이혁진 (지은이) | 한겨레출판

    누운 배

    주인공 문 대리는 ‘배가 쓰러졌으니 어서 회사로 돌아오라’는 오 팀장의 전화를 받는다. 멀쩡히 서 있던 배는 왜 쓰러졌을까? 하지만 소설은 ‘왜’에 집중하지 않는다. 배가 쓰러졌다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누구도 책임을 지고 말하지 않는 진실을 비켜 이야기는 거대한 배처럼 의심을 뚫고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선가 피해액을 보상받기 위한 보험팀이 꾸려지고, 해상 사고 전문가인 홍 소장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온다. 그리고? 배가 진짜 쓰러진 이유야 어떻든 문서와 협의와 회사 간의 이익에 의해, 무엇보다 힘에 의해서, 배는 천재지변이란 단어로 정리되어 문서 위에서 최종적으로 쓰러진다.

    이야기가 진행되고 진실이 축적되며 이윽고 누운 배가 일으켜 세워지는 장면에 도달했을 때, 소설은 어떤 거대한 광경을 만들어낸다. 소설가 김별아는 “새로운 시대의 리얼리즘이 비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평했고, 평론가 정홍수는 “사실의 자리에서 인간 진실에 대한 끈질긴 열정과 상상을 읽었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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