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고위직은 "개‧돼지" 발언
    홍준표 지사는 도의원에게 "쓰레기"
    최소한의 공직자 품위도 내던진 막말 발언 연이어
        2016년 07월 12일 08: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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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지사가 12일 경남도의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의원에게 ‘쓰레기’ ‘개가 짖는다’ 등 막말을 해 논란이다. 여 의원은 홍 지사가 임명한 공직자와 산하기관장 등이 진보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청구 허위서명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에 대한 항의,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홍 지사의 막말은 이날 오후 2시경 제338회 경남도의회 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도의회를 방문한 홍준표 지사가 도의회 현관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여 의원은 “언제까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번이라도 책임져보세요”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2년간 단식해봐. 2년 뒤에는 나갈테니까”라고 말하며 회의실로 들어갔다. 자신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사직 사퇴를 요구해봤자 소용없다는 뜻이다.

    회의가 끝난 오후 2시 40분경 여 의원은 “아까 쓰레기 발언은 책임지셔야 됩니다. 어찌 지사가 그런 막말을 하고 있어”라면서 “공무원들 도민들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항의했다.

    이에 홍 지사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라고 되받은 후 도청을 떠났다.

    홍 지사 측근의 불법서명 운동 등에 대한 항의로 단식에 돌입한 여 의원을 ‘쓰레기’, ‘개’라고 표현한 것이다.

    홍준표 여영구

    홍준표 도지사(왼쪽)와 여영국 도의원

    앞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과정에서 홍 지사 측근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서명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남도선관위 단속반은 2015년 12월 홍 지사의 측근들이 한 사무실에서 박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용지에 다른 사람 명의의 서명을 무더기로 하고 있는 현장을 적발해 직접 관련자 5명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5월 19일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해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박치근 전 경남FC 대표 등을 구속했다. 이 밖에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모두 33명으로 경남개발공사 전·현직 직원 11명, 경남FC 전·현직 직원 4명 외에도 경남도청 소속 전·현직 공무원도 4명이나 포함돼있었다. 모두 홍 지사의 측근들이다.

    여영국 도의원은 이날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직 박탈을 위해 관권을 동원한 불법서명으로 공무원이 사지로 내몰렸는데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도민을 조롱했다”며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여 의원은 “자신이 임명한 공직자와 공무원 산하기관장 및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되어 홍준표 지사의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책임지는 모습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주민소환과 성완종 리스트 재판을 대하는 태도나 하나도 다를 바 없는 후안무치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불법서명 사건으로 28명이 기소된 것에 대해 ‘무슨 사과? (구속자가) 내 새끼냐’, ‘전투를 하다 보면 사상자도 생긴다. 어쩌겠나. 지가 다 알아서 해야지’라며 오로지 자신만 살아날 궁리만하며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이해할 수 없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며 “홍지사의 최측근인 기관장과 도의 국장을 비롯해 지사 비서실의 여직원도 2명이나 기소되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도지사를 떠나 상식을 가진 인간으로서 할 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그동안 홍준표 지사는 권력의 힘으로 공공의료기관을 폐쇄하고 무상급식을 중단하여 도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도민들의 갈등과 분열의 진원지 역할을 해 왔다”면서 “도민들의 저항에 대해 ‘개짓는 소리’,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배은망덕’ 등의 독설로 도민들을 조롱해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의롭지 못한 홍준표 지사를 도민 여러분의 힘으로 파면해달라”고 강조했다.

    한창민 정의당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제 버릇 남 주지 못하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사례”라고 꼬집었다.

    홍 지사는 막말로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한 여성 의원을 향해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뱃지 떼라”거나 “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었다.

    한 대변인은 “홍 지사가 즉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며 “만일 홍 지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법적, 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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