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균 중형 선고,
    '정권의 시녀 고백한 판결'
    야당․시민사회․법조계․국내외 노동계, 일제히 판결 비판
        2016년 07월 05일 05: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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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조·시민사회계 등 정치권 안팎으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징역 5년의 중형 판결을 두고 “노동4법 개악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노골적 탄압”이라며 “사법부의 정의와 독립성이 무너진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노회찬 “노동계 수장 구속, 다른 나라에선 상상도 하기 힘든 일”
    국민의 당, 더민주, 정의당, 녹색당도 한 목소리로 판결 비판

    정치권은 일제히 사법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 폭력 사건에 대해선 수사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에게만 징역 5년의 중형을 내린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5일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우리나라 정도 되는 경제 규모의 나라에서 노동계의 수장을 구속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며 “누가 봐도 검찰과 법원이 노동운동에 대한 근본적 반감을 갖고 재판에 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한 위원장에 대한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앞서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4일 판결이 나온 직후 ‘민중총궐기대회 관련 수사에 대한 형평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전광석화같이 처리하면서도 백남기 농민을 중태에 빠뜨린 경찰의 과잉진압 수사에는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대변인 브리핑에 이어 당 정책미래내각 노동부도 연달아 논평을 내 사법부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책미래내각 노동부는 “박근혜 정권은 노동개악의 좌초 위기와 레임덕 과속화 속에 눈의 가시와도 같은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사법부의 형식을 빌려 노골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며 “이번 법원의 판결은 비단 한상균 위원장 개인에 대한 탄압만이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탄압”이라고 질타했다.

    녹색당 또한 논평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지금까지 사경을 헤매고 있다. 그날 물대포에 사용된 물은 한해 사용량의 24배나 되었고 캡사이신은 3.4배였다. 정부는 무슨 책임을 지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한 위원장에 대한 중형 선고를 강하게 규탄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은 5일 오전 유송화 부대변인의 짧은 논평을 통해서만 유감 입장을 밝혔다.

    유 부대변인은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뇌사 상태임을 거론하고는 “법정에 서야 할 사람은 백남기 농민을 사경에 빠뜨리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가리고 있는 폭력적인 정권의 책임자여야 하지 않는가”라며 “사법부는 청와대의 눈치를 보며 인권과 민주를 지켜주지 못하고 징역 5년의 중형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인권연맹, 국제노총 등 국제사회도 일제히 성명 발표
    “중형선고, 우려스러운 선례…노조탄압 비판”

    국제인권연맹(FIDH)과 국제노총(ITUC), 유럽노조총연맹(ETUC), 세계고문방지기구(OMCT)는 5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한국에서 그와 같은 중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라며 “정부의 노동 정책과 노동권 침해를 비판하는 노조, 인권 활동가들에게 우려스러운 선례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에서 계속되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탄압과 위협, 가혹한 처벌을 비판한다”며 “한국은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처벌을 중단하고 노조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총 “사법부마저 정권의 시녀로 전락”
    민변 “노동자에만 가혹한 사법부…참담”

    법조계는 재판부가 집회 금지통고, 차벽설치, 직사살수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민중총궐기에 관련해선 모두 경찰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판결문 일부를 보면 재판부는 백남기 농민이 중퇴에 빠진 사실 자체는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이러한 판단은 적법한 공무집행에 대한 심사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찰이 차벽으로 설치한 버스는 무조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차벽을 넘어 집회를 계속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모든 불상사의 책임을 돌리는 논리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논리대로 라면, 공권력은 앞으로도 무제한적으로 특정 장소에서의 집회를 금지할 것이고, 무차별적으로 경찰버스를 동원하여 시민을 가로막는 벽을 쌓을 것이며, 시민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폭력적 살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본질에 애써 눈감고, 무엇보다 공무집행의 적법성에 대한 법원의 심사권을 스스로 방기한 판결”이라며 “노동자에게만 유독 가혹한 법원의 태도에 다시 한 번 참담함과 절망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백남기대책위 또한 “전국에서 13만 명이나 모였던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치 않은,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의지와 시도 자체가 없었던 말 그대로 ‘불통’정부의 관점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질타했다.

    민주노총과 함께 국내 노동계의 한 축인 한국노총도 공식 성명을 내고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노조파괴, 불법파견 등을 저지른 대기업 사용자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도 한 위원장에는 흉악 범죄자와 비슷한 형량을 선고했다는 비판이다.

    한국노총은 “대한민국 사법부마저도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음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집회와 시유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가치를 스스로 내던져 버린 사법부의 이번 판결을 규탄하며, 한상균 위원장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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