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과 청와대,
    세월호 보도통제 드러나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봤네... 한번만 도와주시오"
        2016년 06월 30일 07: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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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경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지 말라고 압박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정현 의원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친박·청와대 핵심 인사였다.

    자유언론실천재단,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새언론포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은 3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정현 의원이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과 통화한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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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기자회견(사진=언론노조)

    언론노조 등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이 의원은 세월호 승객 구조에 실패한 정부에 대한 비판 보도가 쏟아지던 시점인 2014년 4월 21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며 정부, 해경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지 말 것을 압박하거나 “해경이 잘 못이나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느냐”며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정부에 있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당시 KBS는 ▲수색작업 ‘민간잠수사’ 활약…해경도 인정 ▲진도 선박관제센터, 지켜보고도 ‘감지’ 못해 ▲민간 선박들, “바다 뛰어내렸으면 구했다” ▲위도 경도 묻는 해경…놓친 시간 6분 더 있다 등 7건의 해경 비판 아이템을 보도했다.

    이 의원은 “해경이 잘못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느냐”, “정부를 이렇게 짓밟아 가지고 되겠냐고요…(세월호 참사) 직접적 원인도 아닌데” “(해경 비판 기사 말고)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주든지 한번만 더 녹음 더 해주십시오”라며 해경 비판 기사를 보도하지 말 것을 압박했다.

    김 전 보도국장은 “아니 이 선배 이게 뭐 일부러 우리가 뭐 해경을 두들겨 패려고 하는 겁니까? ”, “아니 이번 참사를 놓고서 이건 면밀히 우리가 분석을 해서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닙니까?”, “무슨 말씀인지 알구요. 아니 이 선배(이정현 의원)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대응했다.

    해경이 민간잠수사를 통제했다는 보도가 나오던 시점에도 이정현 의원은 역시나 김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순서대로 들어갔을 뿐이지 그 사람들이 영원히 안 들어간 게 아니라 그날 저녁에 다 투입이 됐는데 순서대로 시간에 딱딱 그거 맞춰가지고 그렇게 한 거거든 철저히 대기를 한 거거든…그러니까 통제라고 이렇게 써 버리니까 못 들어가게 한 것처럼”이라며 적극 해명했다. 이 의원은 또 “국장님 나 요거 한번만 도와주시오 아주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든지 아니면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번만 더 해 주시오”라며 “한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한번만 도와주시오 자~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진짜로”라고도 했다.

    언론단체들은 이 같은 녹취록을 공개하며 “왜 구조 활동이 신속하고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는지, 왜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을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는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면서 “왜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서둘러 끝내려 하는지가 이번 증거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다. 청와대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아니라 오직 권력의 안위였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오늘로 막을 내려서는 안 된다. 활동 기한을 연장해 참사의 원인과 구조 활동의 문제 등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며 세월호 언론 청문회 개최를 통해 보도 통제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개입과 진실 은폐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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